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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보수단체가 수요시위 장소 선점하자, 수요시위 주최 측도 밤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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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평화나비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경찰서 민원봉사실 앞에서 ‘수요시위 지키기 24시간 대학생 행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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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가 수요시위가 열려온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일대에 대해 집회 신고해 장소를 선점하자, 수요시위 주최 측도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집회 장소를 분할해 두 단체의 집회를 모두 보장하려 한다.

1일 종로경찰서, 평화나비네트워크(평화나비) 등에 따르면 평화나비 회원들은 지난달 30일 자정부터 24시간동안 서울 종로경찰서 민원봉사실 앞에서 ‘수요시위 지키기 24시간 대학생 행동’을 벌였다. 보수단체인 자유연대가 수요시위를 막기 위해 이달 23일 이후 매일 소녀상 일대에 1순위로 집회 신고한 것을 규탄하고, 다음달 1일 있을 수요시위 신고를 하기 위해서다. 평화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국 대학생 단체로 정의연과 함께 수요시위를 주최해왔다.

이태희 평화나비 전국대표는 통화에서 “자유연대에서 소녀상 일대에 집회 신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학생들이 나서서 수요시위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30일 자정에 모였다”고 행동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회원들은 경찰서 앞에서 “이 정도 ‘깡’은 있어야 수요시위 지켜내지” “24시간 저어서 만드는 수요시위”라고 적힌 손팻말을 놓고 수요시위 신고를 위해 대기했다. 이 대표는 대기하던 자유연대 회원들과 충돌은 없었다고 전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르면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면 신고서를 집회 시작 720시간(30일)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에 직접 제출해야 한다. 평화나비가 다음달 1일 수요시위 신고를 위해 30일부터 경찰서 앞에서 기다린 것도 이 규정 때문이다. 자유연대 회원들도 지난달 23일부터 소녀상 일대 집회 신고를 1순위로 하기 위해 교대하며 대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1일도 자유연대가 평화나비보다 먼저 집회 신고를 냈다.

대기 행렬은 집회 신고 순서에 따라 후순위에 불리한 방식으로 일정이 잡히기 때문에 생긴다. 현행법상 여러 단체가 중복된 시간·장소에 집회·시위를 신고하면, 관할 경찰서장은 시간이나 장소를 분할해 개최하도록 권유하는 등 기회를 고루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만 권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뒤에 접수된’ 집회·시위에 금지를 통고할 수 있다.

자유연대가 장소를 선점했지만 이달 24일부터 수요시위가 열리지 못할 가능성은 낮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자유연대가 먼저 신고했지만 정의기억연대와 집회 장소가 일시 중첩될 경우,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소 분할 등을 통해 마찰을 방지하면서 집회에 대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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