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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순익 128%, 675% 폭증… 코로나로 웃는 대형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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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 대형 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연이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1년 전보다 87% 늘어난 68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OK저축은행 순이익 역시 128% 폭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서민과 소상공인 중 제1금융권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저축은행으로 향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68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65억원) 대비 86.6% 증가한 수준이다. 비용이 1694억원에서 1899억원으로 205억원 늘어나긴 했지만, 이자수익이 1778억원에서 2224억원으로 446억원 늘어나면서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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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상위권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더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SBI저축은행의 뒤를 쫓고 있는 OK저축은행은 1년 새 순이익이 173억원에서 395억원으로 올랐다. 무려 128%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순이익 역시 24억원에서 186억원으로 675% 뛰었고, 지난해 1분기 33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줄였다. 상위 5개 저축은행 중 웰컴저축은행 순이익이 269억원에서 271억원으로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이같은 대형 저축은행의 호실적이 ‘코로나 특수’ 덕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과 소상공인이 급증했고, 이중 제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들을 겨냥해 공격적 영업에 나선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이들 저축은행의 순이익 증가는 대부분 이자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6조83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8% 늘었다.

상위권 저축은행의 덩치도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9조3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조6095억원)와 비교하면 1조7151억원 늘어난 것이다. OK저축은행 자산 역시 1년 새 5조7554억원에서 7조3062억원으로 늘었고, 한국투자저축은행 자산은 6246억원 증가한 3조5036억원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이 3조4548억원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저축은행 거래자 수 역시 올해 1분기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SBI저축은행 거래자가 87만4448명에서 107만4760명으로 20만명 늘었고, OK저축은행 거래자는 13만명 늘어난 68만5293명으로 집계됐다. 웰컴저축은행이 11만명 늘어난 57만448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이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면서 고객 접근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가 전망하는 올해 실적은 밝지 않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차주들의 상환능력 역시 떨어지고 있다"며 "이후부터는 더욱 보수적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대출 만기를 유예하고 이자 상환을 미뤘는데, 이 대출은 향후 부실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출이 부실화되면 대손충당금 적립 등이 필요해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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