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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신간] 수사·환환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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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기는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수사 = 독일에서 '스릴러 여왕'으로 불리는 샤를로테 링크의 범죄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영국 북부 항구도시를 무대로 몇 년에 걸쳐 계속되는 아동 연쇄 실종 사건을 다룬다.

동일범의 소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열네 살짜리 소녀가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4년 전 기차를 놓치고 행방불명된 캐스웰을 시작으로 1년 전 실종됐다가 고원지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모리스, 주차장에 세운 차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사라진 골즈비끼지 모두 14세 소녀다.

언론은 미진한 수사를 비판하고 경찰은 비상이 걸린다. 헤일 반장과 비공식 파트너인 런빌은 사건 해결에 매진하지만 좀처럼 단서를 잡지 못한다. 이 와중에 14세 소녀 알라디가 또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소설은 초인적인 수사관이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하고 허점과 상처 많은 보통 사람들이 갈등을 겪으며 범죄 해결에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뛰어난 심리 묘사를 활용해 몰입감을 높인다.

범죄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 주변에 대한 무관심과 증오 등을 드러내고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독자들을 몰고 간다.

링크는 독일에서만 3천만 부가 넘는 소설 판매고를 기록하고 세계 30여개국에 작품이 출간된 유명 작가다. 강명순 옮김.

밝은세상. 600쪽. 1만7천800원.

연합뉴스


▲ 환환상점 = 구불구불 좁은 골목길 끝에 크지 않은 상점이 있다. 여러 가지 물건이 있는데, 이상한 건 가격표가 붙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곳에선 작고 싼 물건을 크고 비싼 물건으로 바꿔 갈 수도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서로 이야기를 공유하고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그것이 꼭 필요한 사람의 물건과 교환하기도 한다.

나의 경험과 비밀이 다른 이에게는 인생의 어려움을 풀어갈 소중한 실마리가 되기도 하고, 타인의 추억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방법은 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주인공 저루이는 가게를 둘러보던 중 손으로 만든 것처럼 엉성한 책을 한 권 발견한다. 가게 주인이 말한다. "너도 그 책에 네 이야기를 남겨 보렴. 그럼 너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단다."

대만 아동문학가인 저우야오핑이 쓴 장편소설이다. 류희정 옮김.

다림. 176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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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공상과학소설(SF)을 대표하는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초기 대표 작품이다.

아르카디와 보리스 스트루가츠키가 1964년 출간한 장편소설로 현대문학에서 기획한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두 번째 시리즈다.

당대 공산주의 작가답게 이상적 공산주의가 완성된 22세기 미래가 배경이다. 봉건사회 체제 외계 행성에 파견된 지구의 역사 연구원이 역사의 자연스러운 진보를 방해할 수 없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는 상황을 그렸다.

우월한 존재라고 '신'이 될 수는 없다는 한계를 말한 셈이다. 이보석 옮김.

현대문학. 372쪽. 1만4천원.

연합뉴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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