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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30년 삼성 조경 전문가, 한강 뚝섬 이렇게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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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GSS(Green Space Solution)팀에서 디자인 등 조경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전재현 담당/사진제공=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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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은 보기 좋은 경관을 만드는 치장술이 아니라 환경변화에 대응할 근본적 해결책입니다."

지난 17일 만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GSS(Green Space Solution)팀의 전재현 담당(사진)은 조경사업 전반을 맡고 있는 30여년 경력의 전문가다. GSS팀은 20여명이 넘는 디자이너와 약 150명의 시공 및 유지관리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디자인 빌드 펌'(Design-Build Firm)이다.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까지 모두 가능하다.

전 담당도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환경)조경학 석사를 받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공원을 조성하고 정원을 가꾸는 조경사 1세대인 정영선 조경가 밑에서 설계를 배우며 조경에 대한 인문학적인 토대를 쌓았다. 여기에 캐나다 도시 생태 조경의 최고 권위자인 마이클 허프(Michael Hough)와도 오랜 기간 함께 작업하며 설계 기법을 배우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현장에 몸담은 그는 "조경은 황폐해진 자연을 복원하는 데 투입되고 나서부터 전문적인 분야로 자리 잡았다"며 "산업화가 계속되면서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이를 해결하는데 조경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지속가능하면서도 창의적인'(Sustainable yet imaginative), '적용 가능하지만 혁신적인'(implementable yet innovative)"으로 요약되는 그의 철학도 기술과 예술의 경계에 있는 '조경'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서 나왔다. 사람들이 예술로만 오해하는 조경에 대해 자연을 유지하고 보전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게 그의 생각이다.

GSS팀도 이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업을 시작하기 전 해당 지역에 대한 인문학적인 배경을 고민하는게 먼저다. 지명의 유래와 유명한 자연적 환경은 무엇인지 등을 철저하게 연구한 뒤 그 지역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Keyword)를 정한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 그 안에 GSS팀만의 색을 가미하는데, 이것이 바로 전 담당이 추구하는 조경의 방향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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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뚝섬한강공원에 개막한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참여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정원 '에버스케이프; 영원한 풍경_Everscape, Timeless Scenery'. 기후변화로 더이상 얼지 않는 한강의 유빙을 형상화한 '유빙원'과 한강의 흐름으로 생긴 충적층을 표현한 '충적원' 그리고 두 공간을 조망할 수 있는 '시간의 다리'라는 조형물로 구성됐다./사진제공=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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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시 주최로 뚝섬한강공원에서 개막한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참여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정원 '에버스케이프; 영원한 풍경_Everscape, Timeless Scenery'도 마찬가지다. 에버스케이프는 한강의 오래된 역사와 흔적을 담고있다. 기후변화로 더이상 얼지 않는 한강의 유빙을 형상화한 '유빙원'과 한강의 흐름으로 생긴 충적층을 표현한 '충적원', 그리고 이 두 공간을 조망할 수 있는 '시간의 다리'라는 조형물로 구성된 에버스케이프는 한강 고유의 특색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을정원'으로 불리는 뚝섬공원은 가을철 사초류만 가득해 그 외의 계절에는 볼거리가 추가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GSS팀은 충적원에 숯을 가득 깔아 그 아래 씨를 뿌려뒀다. 가을과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당했던 사초류는 그대로 두고 수레국화와 가우라(나비 바늘꽃)로 아름다움을 더하면서 여름에는 아름다운 델피움(꽃)과 종이꽃, 봄에는 튤립과 같은 구근류를 각각 심었다. 또 환경문제를 자각하고 다시 한강이 얼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를 지닌 유빙원에는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만든 얼음 덩어리를 띄웠다.

'시간의 다리'는 기존에 분홍과 하얀색 등으로 아름답게 피어 있는 삼색버드나무를 보존하는 쪽으로 조성됐다. 무엇보다 다리는 분홍과 주황이 섞인 일명 '노을색'으로 칠해졌는데, 이는 청담대교 뒤로 비추는 강렬한 노을 빛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올해 서울색으로 선정된 '스카이코랄'(Skycoral)과 겹치며 멋진 어울림을 보여줬다. 이번 국제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기업과 기관, 국내·외 작가의 76개 정원 중 가장 넓은 2300㎡ 규모로 조성된 에버스케이프는 '지구와 함께 호흡한다'는 의미를 담아 2년간 보존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전 담당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기원 자체가 조경업"이라며 "자연환경과 국토 보존이라는 철학이 확고했던 만큼 맥을 이어 문화와 스토리가 담긴 녹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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