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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 전시] "코로나19가 내 그림을 더욱 강렬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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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 젠 박, 21일까지 공근혜갤러리서 색면회화展

파이낸셜뉴스

젠 박 'Legoscaped'(2020년) / 공근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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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내게 일대의 사건이었다.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작업을 해오던 내 삶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체됨을 처음 봤다. 바이러스로 밖에 나가지 않고 나약하게 한 공간에 묶여 있었지만 그럼에도 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고 이전보다 더 강렬한 색들이 작품에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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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박 'Legoscaping'(2020년) / 공근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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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 젠 박은 레고 블럭을 모티프로 도시를 재해석해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독특한 작업을 한다. 어린 시절 모든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장난감이었던 레고는 완벽주의적인 작가에게 안도감을 주는 사물이며 작가의 이상이었다. 작가는 레고의 구조적이고 질서정연한 형태를 기반으로 구축과 조립 또는 해체와 단순화 과정을 거쳐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색면회화를 선보인다. 처음에는 레고 블럭으로 만들어낸 마을과 도시의 풍경을 파스텔톤의 그림으로 표현했지만 점차 그 그림의 일부가 확대되고 떨어져 나오는 과정을 통해 원래 어느 부분이었는지 이전 작품을 보지 않고서는 가늠할 수 없는 추상적인 색면들이 드러나게 됐다. 이 색면들은 이제 그 자체로도 폭포와 같고 산맥의 모습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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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레고스케이핑'과 '레고스케이프드' 사이에 서 있는 젠 박 작가 /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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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제목인 레고스케이프(Legoscape)는 레고(Lego), 도시경관(Cityscape), 도피(Escape) 세 가지 뜻이 섞여있다. 그가 2017년부터 시작해온 레고스케이프 시리즈는 3년의 시간 동안 변주를 거쳐왔다. 이에 따라 각각의 제목도 레고스케이핑(Legoscaping), 레고스케이프드(Legoscaped)로 조금씩 다르게 달았다. 전자는 계속 변화하는 도시의 풍경을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담았고, 후자는 도시의 풍경에서 탈출한 이미지와 색면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도시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다가도 불안과 결핍, 낯설음을 느끼게 됐다"며 "이러한 양가감정으로 인해 유토피아에 대해 꿈꾸게 됐으며 도피에 대한 욕망 또한 작품에 드러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1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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