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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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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비말 차단 효과 착용감 더 좋은 '덴탈 마스크'가 일반인에게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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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김미나·김성한 교수

KF94 등 보건용은 습기에 취약

외과용은 숨 쉬기 편해 오래 써



여름철 마스크 선택법



중앙일보

기온·습도가 오르는 여름철에는 KF94와 같은 보건용 마스크보다 외과용(덴탈) 마스크가 일반인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권위 있는 국내 학술지에 게재됐다. 의료진이 공식적으로 외과용 마스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미나 교수는 침방울(비말)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유효성)와 착용감 등을 고려할 때, 일반인은 보건용보다 외과용 마스크가 적합하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최근 ‘대한의학회지’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외과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 필터가 장착된 보건용 마스크에 대해 유효성과 호흡 시 안전성, 재질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일반인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목적을 ‘비말 차단’에 두고, 세 종류의 마스크 중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공중 마스크’로 어떤 제품이 적합한지를 따졌다.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공적 마스크로 판매되는 KF80·KF94 등 보건용 마스크는 공기정화 필터(헤파 필터)가 있어 미세 입자의 유입을 차단한다는 장점이 있다. 마스크가 얼굴에 완전히 밀착되는 경우 필터를 통해 호흡하는 만큼 비말이 마스크 밖으로 배출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주로 황사·미세먼지 차단용으로 개발된 헤파 필터가 습기에는 취약하다는 점이다. 장기간 사용하면 마스크가 젖으면서 필터 기능은 더욱 빨리 떨어진다. 실제로 김 교수가 마스크 성능 비교를 위해 KF94 마스크 안쪽에 침방울 크기의 파란색 염료를 세 군데 떨어뜨렸더니 순식간에 필터가 젖으면서 겉면에 염료가 비쳐 보였다.

이 밖에도 마스크의 ‘숨길’인 필터가 망가지면 숨 쉬기가 힘들어 호흡곤란 등을 겪을 위험도 있다. 김 교수는 “숨을 쉬기 위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게 돼 결국 외부 비말도 제대로 차단할 수 없게 된다”며 “보건용 마스크가 감염병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가짜 안전감’이 들어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소홀히 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필터 방수 처리돼 안전



반면에 외과용 마스크는 통풍이 잘돼 호흡곤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적다. 장시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오염된 손으로 코·입을 만지다 감염되는 상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외과용 마스크는 안쪽에 필터가 있고 겉면은 방수 처리돼 있어 비말 감염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김 교수가 진행한 파란색 염료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보건용 마스크와 달리 외과용 마스크는 안쪽에 떨어뜨린 염료가 겉면에 비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일반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증상 감염’에 대비해 비말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외과용 마스크는 의료진이 무균 상태의 수술대 위로 비말이 튀는 걸 막기 위해 착용하는 것으로, 오랜 기간 의료 현장에서 감염 예방 효과를 입증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병원의 김성한(감염내과) 교수도 마스크 종류에 따른 감염 차단 효과를 분석한 바 있다. 코로나19 환자 4명에게 면·외과용 마스크를 차례로 쓰게 한 다음, 기침할 때 마스크 안팎의 바이러스양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두 종류의 마스크는 모두 겉면에서 일정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기침 시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생긴 빈틈으로 바이러스가 새어 나가기 때문이다.

단, 숨을 들이마실 때는 기침할 때보다 공기 속도가 빠르지 않고 마스크가 뜰 가능성도 작아 비말 감염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김성한 교수는 “외과용은 물론 면 마스크도 외부 비말을 걸러낼 수 있어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김미나 교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사람이 밀집한 공간에서 마스크를 장시간 써야 한다면 외과용→면→보건용 마스크 순으로 사용하는 게 낫다”며 “보건용 마스크 한 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세탁이 가능한 면 마스크를 여러 개 교체해 쓰는 게 위생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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