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이슈 로봇이 온다

[CEO] 심전도·혈압 재는 안마의자…바디프랜드, 헬스케어 로봇기업 진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8년 5월 31일 오후 8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카사 아텔라니'. 이곳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당시 살았던 저택으로, 안마의자 제조업체 바디프랜드는 슈퍼카 람보르기니 제작회사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와 공동 개발한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이날 이곳에서 공개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안마의자 제조업체를 포함해 헬스케어 기업 중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와 협업 제품을 내놓은 곳은 바디프랜드가 세계 최초였기 때문이었다.

물리적인 마사지와 소리를 통한 청각적인 자극으로 두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브레인 마사지 기능을 갖춘 안마의자, 성장판을 자극해 키가 커지는 데 도움을 주는 '하이키(Highkey)' 안마의자 등. 바디프랜드는 이 같은 혁신 제품을 잇달아 개발·출시하면서 사람들이 '안마의자 하면 바디프랜드'를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한국 안마의자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7명으로 출발한 바디프랜드는 이달 기준 직원 약 1300명에, 지난해 매출액 4802억원, 영업이익 411억원을 달성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를 최근 도곡동 본사에서 만나 바디프랜드의 전략 방향 등에 관해 들어봤다.

"이제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에 장착된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통해 혈압, 심전도, 맥박, 체성분 등 고객의 건강 상태를 매일 측정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 해법을 제시하면서 건강을 관리해주는 헬스케어 로봇 기업으로 진화할 겁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안마를 받는 동안 안마의자가 안마의자에 장착된 센서로 사용자의 칼슘 수치가 낮다는 것을 파악한 후 오늘은 멸치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이 기능을 갖춘 안마의자를 내년에 출시할 겁니다. 한마디로 바디프랜드 안마의자가 개개인의 주치의가 되는 거죠."

박 대표는 바디프랜드가 한국은 물론 세계 안마의자 시장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경쟁자들이 흉내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기술력에서 월등히 앞서 있는 데다 이미 헬스케어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안마의자 이용자의 건강 지표 등을 측정했을 때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이를 즉시 의료기관 등에 전달해서 원격진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안마의자 '팬텀메디컬'을 다음 달 중순 출시하고 헬스케어 로봇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을 본격적으로 내딛는다"고 덧붙였다. 바디프랜드에 의하면 팬텀메디컬은 목디스크의 예방·치료에 도움이 된다.

―헬스케어 로봇 기업 구상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진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비대면 진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진단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인데,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를 사용하면 정확도가 확 높아진다. 병원에서 심전도를 검사할 때 보통 12개의 파형으로 심장 상태를 분석하는 12채널을 사용한다. 바디프랜드는 6채널과 AI 기술을 결합한 심전도 장치를 안마의자에 탑재해 이용자의 심근경색, 부정맥 여부 등을 날마다 파악하고, 피를 뽑지 않아도 빈혈 상태까지 알 수 있는 안마의자를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바디프랜드는 '사람들의 건강수명 10년 연장'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달려왔다. 치매, 불면증 등 인류가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한 질병이 많은데 바디프랜드 안마의자가 이런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 초기 치매 환자가 바디프랜드 안마의자에서 안마를 꾸준히 받으면 치매증상이 완화되는 안마의자,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안마의자를 이미 개발하고 있다. 이명현상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명 치료에 도움을 주는 안마의자도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

―올해 전체 경영 목표는.

▷혁신 제품 출시는 기본이고 바디프랜드 안마의자가 세계 1등이라는 것을 세계인들에게 확고히 인식시켜 주기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다.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최근 모델로 발탁한 것도 세계시장에서 바디프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가시적인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바디프랜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BTS 관련 영상에 영어로 된 댓글이 수만 개 달릴 정도다. 바디프랜드 전체 매출액에서 안마의자, 정수기, 침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8대1대1인데, 이 비율을 비슷하게 가져가되 전체 매출액을 키우는 데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매출액 4802억원)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이다.

―올해 정수기, 매트리스 부문 전략은.

▷바디프랜드는 정수기 시장에서도 저력을 보이고 있다. 대표 제품인 바디프랜드의 'W냉온정수기 브레인'이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부가기능을 줄이고 가격을 조금 낮춘 실속형 정수기 등 신제품을 또 출시한다. 올해 침구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이달 침대 신제품 '라클라우드 파라오 모션케어'가 나오는데, 숨편한·속편한·허리편한 모드 등 여러 모드가 설계된 제품으로 이용자에게 최상의 수면 상태를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매트리스 등에 수면자의 수면상태를 측정하는 센서 등을 장착해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의료기기 침대 개발·제조기업으로 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에 제동이 걸렸을 텐데.

▷올해 영국 런던과 스페인에 각각 직영 매장을 개관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로 무산됐다. 바디프랜드는 미국, 중국, 프랑스, 베트남 등 해외 4개국에 법인을 갖고 있다. 해외 직영 매장은 미국에 4개, 중국에 2개, 프랑스 1개, 이탈리아 1개 등 총 8개가 있다. 코로나19로 해외 매장 운영에 차질이 생겼지만, 하반기에는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바디프랜드 안마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겠다.

―연구개발(R&D)도 적극적인데.

▷바디프랜드는 지난 5년간 안마의자 R&D에 528억원을 투자했다. 바디프랜드는 2017년 96억원, 2018년 130억원, 지난해 167억원 등 지난 3년간 매년 약 30%씩 R&D 비용을 늘려왔다. 지금까지 출원한 특허만 국내외 2413건이며, 이 중 1354건이 등록돼 있다.

■ "집집마다 1대씩 바디프랜드 쓰는 세상 만들것"

안마의자 보급 韓7%…日20%
공장 국내 리쇼어링도 적극 검토

매일경제

―국내외 안마의자 시장 전망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전체 안마의자 시장을 놓고 봐도 안마의자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바디프랜드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마의자 가구당 보급률은 우리나라가 약 7%, 일본 약 20%, 대만·홍콩·싱가포르가 각각 10% 조금 넘는 수준이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모든 국민이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를 쓰는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발로 뛰겠다.

―국내에 공장 등 생산시설을 마련할 의향은.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 등 일부 안마의자만 한국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중국에서 생산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국내에 생산 기반을 구축할 필요성을 깨달았다. 바디프랜드가 앞으로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세상에 없는 안마의자를 출시하는데 산업기술 유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해외 시장을 더 넓게 개척해야 하는데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도 생산공장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2의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출시할 계획은.

▷람보르기니 안마의자의 성능을 높이고 디자인에도 변화를 준 새로운 버전의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람보르기니는 슈퍼카이고, 하이퍼카 혹은 세계적 명품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안마의자를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다 실패했는데.

▷올해 3월 말 기준 바디프랜드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와 네오플럭스가 세운 '비에프에이치홀딩스'(지분율 65%)인데, 이들 투자자가 투자한 지 5년이 돼서 엑시트(투자 회수)를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안다. 투자자들이 투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과 상장 등 투 트랙으로 검토하고 있다. 만약 기업공개(IPO)를 한다면 올해가 될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내년에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수·합병(M&A) 계획은.

▷'사람들의 건강수명 10년 연장'이라는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회사 업종·규모 등과 관계없이 다른 회사를 M&A하는 방안도 열어놨다. 기술력을 지닌 기업이 유통망도 좋고 다양한 고객도 확보하고 있다면 인수할 수 있다.

▶▶He is…

△1975년 서울 출생 △2001년 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2002~2005년 삼정회계법인 △2006~2008년 박상현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2011~2015년 바디프랜드 재무이사(CFO) △2015년~현재 바디프랜드 대표이사(CEO)

[신수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