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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30년 ‘위안부’ 운동 기로…“‘포스트 정의연’ 필요…반일 넘어 인권운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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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위안부’ 피해자 운동의 키 잡을 주체에 대해

전문가들 “‘정의연 지분’ 인식 버리고…‘모두의 사업’ 돼야”

‘官주도의 위안부 피해자 운동’ 놓고는 의견 갈려

헤럴드경제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1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한 관계자가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정의연) 주최를 알리는 팻말을 소녀상 앞에 두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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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문제점을 폭로한 지난 7일 기자회견 이후 정의연의 회계 불투명성·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의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이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의연의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되면 위안부 문제가 진영논리에 휘둘리고 폄훼돼 운동의 동력을 잃을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위안부 피해자 지원 운동의 위기이면서 동시에 제대로 된 방향 설정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운동이 “반일 감정을 넘어 인권 운동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명숙 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지금처럼 반일 감정을 내세우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식’ 운동에 그칠 것”이라며 “일본의 젊은 세대는 위안부라는 말조차 모르고 관심이 없는데 여기에 대고 사죄를 외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피해국, 일본이 가해국으로 얽혀 있지만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여성 인권 문제라는 점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교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변협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회 소속 정재훈 변호사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오히려 일본에 인도주의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주셨다”며 “그런 맥락에서 지난 25일 회견에서 이 할머니가 한일 청년 세대의 교류를 주장한 것이다. 지금의 위안부 피해자 운동 방향 역시 반일보다는 ‘인도적 가치’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되는 ‘정의연 사태’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운동을 누가 주도할 것이냐에 대한 물음에 전문가들은 ‘포스트 정의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모두가 새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고인 물보다 새로운 물이 들어와야 한다”며 “30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힘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과 정의연의 노고는 잘 알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정의연이 지분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현재 정의연 중심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사업을 ‘모두의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키를 잡을 새로운 단체가 필요하다”며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국민적 관심과 공분이 높아지고 기부금도 모인 상황에서 위안부 운동은 모두의 사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할머니와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문제 제기는 단순히 ‘돈 달라’는 식의 주장이 아닌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업을 ‘모두의 사업으로 만들자는 외침’이었다”며 “이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가들의 영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동안 정대협과 정의연으로 이어져 오던 운동의 키를 잡을 주체와, 향후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의 역사문화학과 교수인 A씨는 “투명하다고 믿었던 시민단체에서 회계 불투명성 문제가 불거지니 여가부 등 정부가 직접 나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사업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가부도 그간 정대협과 정의연에 금전적 지원을 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회계 감독은 필수적”이라면서도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연구, 운동을 주도할 경우 정권에 따라, 외교 관계에 따라 흔들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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