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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빠른 배송 자랑하는 쿠팡, 방역은 왜 뒷전이었나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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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여일만에 79명으로 늘었다. 28일 오전 11시 현재 경기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확진자만 82명에 달한다. 물류센터 직원이 63명 나왔고 인천, 경기,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접촉자도 잇따랐다. 신선식품 배송 전문 업체인 마켓컬리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 발발 이후 비대면 소비 확산 추세에 성장한 이커머스 업계가 집단감염의 새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쿠팡의 집단감염 사태는 첫 확진자 발생 후 초기 대응이 미흡한데다 안이한 작업장 관리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물류센터의 ‘지표 환자’(초발 환자) A씨가 지난 9일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지인 부천의 뷔페를 방문한 이후 지난 13일 첫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지난 12일과 13일 쿠팡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고,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직원들에 따르면 작업장의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는 아예 없었다고 한다. 수천명이 일하는 곳인데 엘리베이터는 두 대뿐이고, 100여명이 붙어 앉아 식사를 하고, 회사 제공 방한복도 돌려 입는 등 작업환경이 감염에 취약했다고 한다. 회사는 직원들의 빗발치는 문의에 확진자 동선 등을 알리기는커녕 업무를 강행한 뒤 25일 저녁에야 센터 폐쇄 결정을 내렸다.

세계일보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 물류센터에서도 일용직 확진자가 발생했다. 컬리는 확진자 증가를 막기위해 서울 장지, 경기도 남양주, 용인 등 물류센터 4곳의 출입을 강화하고 외부인 통제에 나섰다. ‘쓱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세력을 키워온 SSG닷컴도 방역을 강화하는 등 이커머스 업계가 코로나 확산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 배달에 의존해온 소비자들로서는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개학을 앞두고 등교 준비물을 구매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안심할 수 없다”고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업계와 방역 당국에서는 물류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하지만 확진자 모자 등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빠른 배송을 자랑하는 쿠팡이 정작 방역에는 소홀히 한 데 대해선 책임을 면키 어렵다. 소비자는 물론 지역방역망까지 흔들어놓았기 때문이다. 영업을 위해 아르바이트생 등 대체 인력을 투입하면서 생활방역 행동수칙은 제대로 지키지않았다. 이제라도 소비자 불안을 조기 진정시킬 수 있도록 방역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 정부도 택배사 등 직장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라고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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