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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불매운동에 치이고 경영난에 허덕이고…닛산 “한국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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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국닛산이 지난해 국내 출시한 알티마 6세대. 사진 한국닛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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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이후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흔들려 온 한국닛산이 결국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한국닛산은 28일 공식 입장을 내고 “올해 12월 말 부로 한국 시장에서 닛산 및 인피니티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철수 이유에 대해선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사업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중장기적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건전한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본사에서 내린 최종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한국닛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인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사업개선 방안의 일환”



흔히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로 불리는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은 지난 27일 지역과 차종별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중장기 협업 전략을 발표했다. 닛산은 북미와 중국∙일본, 미쓰비시는 동남아, 르노는 유럽과 중남미를 맡는 식이다. 한국닛산이 철수 이유에서 밝힌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사업개선 방안’은 이 같은 계획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닛산 측은 “한국에서 철수하더라도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는 2028년까지 앞으로 8년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국내 일본 차 브랜드들은 큰 폭의 할인 정책과 연말 재고 밀어내기로 견뎌왔으나 닛산의 경우 올 1월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가 겨우 1대 팔리는 등 특히 고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삐걱대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경영난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쳤다.



한때 캐시카이·Q50 등 인기 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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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의 대표 세단 Q50는 한때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톱5에 드는 인기 차종이었다. 사진 인피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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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미쓰비시와 스바루 등의 일본차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하긴 했지만 닛산은 일본 3대 자동차 회사라 철수 결정이 주는 여운이 더 크다. 2004년 국내에 진출한 닛산은 알티마∙캐시카이∙인피니티 Q50 등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기도 했다. 2015~17년 닛산과 인피니티를 합친 판매 대수가 1만대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닛산은 최근 3년간 100억원이 넘는 적자에 허덕여 왔다. 불매 운동이 큰 역할을 하긴 했지만, 제품 경쟁력도 문제였다는 얘기다. 한편 한국닛산 철수 등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글로벌 지역별 전략이 수정되면서 르노삼성차의 위상과 역할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올초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 이후 르노 본사가 배정해 주기를 기다려 온 수출 물량 확보가 상대적으로 더 용이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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