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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이 홍콩 특혜 박탈해도 감당할 수 있어” 애써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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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GDP 중국의 2.7% 불과… 상하이 등으로 역할 분담

美 1,300여 기업 홍콩 진출, ‘특별지위’ 박탈은 자충수

무역특혜, IPO 등 이점 포기… 채권 매각은 중국에 부메랑

탈동조화 불가피… 내수 맷집, 안보주권 공고화로 돌파 강조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오사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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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8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맞서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려는 미국을 향해 “금융전쟁에 휘말리면 더 큰 피해를 입는 건 미국”이라며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또 “국가안보는 주권적 권리”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이 홍콩을 포기해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홍콩을 둘러싼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미국의 제재 조치가 임박할수록 양국의 득실 계산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홍콩을 압도하는 본토의 경제 규모를 무기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1년 21.4%에서 2018년 2.7%로 급감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과 무역전쟁을 거치며 투자 유치를 위한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고 선전, 상하이를 비롯한 다른 연해지역이 홍콩의 대체지로 부각되면서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에 대한 의존도도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 중국은 홍콩 외국인직접투자(FDI)의 18%를 차지해 일본(16%)은 물론 미국(15%)도 능가한다.

특히 1,300여개 미국 기업이 홍콩에 진출해 있는 만큼 미국이 홍콩에서 발을 빼는 건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디 유(余偉文) 홍콩 통화청 총재는 “보안법과 상관없이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은 계속 보호될 것”이라며 “홍콩 외환보유고도 4,400억달러를 넘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달러화가 홍콩에서 빠져나가더라도 동아시아 금융시장을 동남아 경제권 위주로 재편하고 유로화, 엔화와의 결속을 바탕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앞당기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대와 달리 당장 눈앞에 보이는 손실 또한 만만치 않다. 특별지위를 통해 미국이 홍콩에 제공하는 무역특혜는 연간 670억달러에 달한다. 또 중국은 기업공개(IPO)의 75% 가량을 홍콩에서 진행해왔는데,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잃고 중국의 일개 지방도시로 격하된다면 대외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중국에 대한 FDI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홍콩이 자치권을 잃을 경우 대중 투자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 경제를 직접 겨냥해 반격할 수단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미 국무부 채권 환매 가능성이 우선적으로 거론되지만, 미국 내 보유물량이 60%를 차지하는데다 7조달러에 달하는 나머지 40%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1조달러에 불과하다. 중국이 미 채권을 대규모로 내다판다면 가격 할인에 따른 손해와 위안화 평가절상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에 중국은 경제체력을 강조하며 미국의 보복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미국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탈동조화’를 피할 수 없는 만큼 누가 오래 버티는지 맷집으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을 겁박하던 시대는 끝났다”면서 “미국이 홍콩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비도덕적인 행동을 자행한다면 아시아와 전 세계에 새로운 리스크를 촉발하고 미국에게 더 큰 고통을 주는 후폭풍이 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기고만장한 기세에 맞서 중국은 갈수록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심리적 우위를 강조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지난해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을 통과시키고도 미국은 중국을 향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재무부 차원의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고 의회가 초당적으로 홍콩자치법을 추진하는 지금도 중국은 그런 상황을 기대할 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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