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운 공범'부따' 강훈이 지난달 17일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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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조주빈(25)의 공범 '부따' 강훈(18)이 27일 재판에서 '피해자 전략'을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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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은 정말 꼭두가시였을까
강씨의 변호인은 이날 "강훈은 조주빈에 완전히 복종해 일한 하수인이었다. 신상을 털리고 협박을 받아 (조주빈에) 싹싹 빌었다. 꼭두각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강씨가 고3때 스트레스를 받아 텔레그램에서 우후죽순 생겨나던 야동방에서 스트레스를 풀다 조주빈을 만나게 됐다"고도 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등 11개 혐의로 기소돼 신상까지 공개된 강씨에게 피해자적인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변호인의 변론 중 일부를 발췌했다.
■ 강훈 변호인 변론 中
변호인=강훈은 조주빈 지시에 완전히 복종한 하수인이었습니다. 2019년 고3 때 텔레그램에서 유행하던 야동방에서 음란동영상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음란 동영상을 찾다가 조주빈이 홍보글을 올렸고 돈이 없다고 하니 성기사진을 보내라해서 보냈습니다. 이후 조주빈이 피고인의 이름, 카톡, 프로필, 페이스북 페이지를 캡처한 사실을 보내며 성기 사진을 친구에게 뿌리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고 피고는 싹싹 빌게 됐습니다.
강씨의 변호인은 강씨가 조씨에게 협박을 받아 박사방 관리업무를 맡게됐다고 주장했다. 자발적으로 나선게 아니란 주장이다. 이어 박사방 관리와 영상 유포 및 홍보·수익·인출을 담당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조씨와 공범으로 기소된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과 피해자 협박은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n번방 사건의 주범인 '박사' 조주빈(왼쪽)과 공범 '부따' 강훈.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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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변호인, 감형전략 꺼냈다
강씨의 변호인은 이 범죄들에 대해 "조주빈의 단독 범행이다. 강훈도 조씨에게 새끼손가락 인증 사진(박사방 인증사진)을 보낸 피해자"라 말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은 가담 정도로 형량을 정한다. 변호인이 감형 전략을 꺼낸 것"이라 분석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완벽한 복종관계를 쉽게 인정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씨의 공소사실을 밝히며 "강씨의 성착취 영상 배포로 11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성년 피해자에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20대 여성을 상대로 음란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잔인한 성폭력 범죄를 반복한 만큼 성폭력 범죄를 다시 범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강씨는 성착취 범죄로 얻은 2640만원을 조주빈에게 전달하고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판사 비서관 행세를 하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재판부에 전자발찌 부착도 요청했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이 지난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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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재판에 조주빈 증인 채택
강씨의 변호인이 이날 조주빈과의 공모를 부인하며 강씨의 재판에는 조씨를 비롯한 성착취 공범 일부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강씨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강훈이 반성하고 후회하며 수사에 협조했고 부모가 교육을 약속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신상이 공개돼 다시 범행을 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박사방 공범들이 증인으로 채택된 강씨의 다음 재판은 6월 2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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