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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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0년 만에 남북교류협력법 전면 개정을 추진한다. 앞으로 남북 간 교류ㆍ협력사업을 제한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게 하는 등 조건을 엄격히 한 게 골자다. 개성공단 폐쇄 등 절차적 정당성 확보 없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남북협력사업이 중단되던 사례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다. 또 북측 주민과 접촉 시 신고 절차도 간소하게 완화할 방침이다.
통일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추진 개요’를 발표했다. 법 제정 30년이 흘러 달라진 남북관계 현실과 국제정세 변화 등의 고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4월 학계ㆍ전문가ㆍ남북 경협 사업자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전체 개정안은 남북 교류협력 제한ㆍ금지 시 국무회의 심의ㆍ의결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관련 사업 중단 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 등을 담았다. 정권 성격에 따라 수시로 방향이 바뀌는 교류ㆍ협력 사업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통일부 당국자는 “해당 사항은 빠른 추진을 위해 최근 별도 개정안으로 입법 예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과의 접촉 허용 범위도 확대한다. 교류협력법 제9조에는 북측 주민과 접촉 시 통일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공공복리를 해치는 등의 이유가 있으면 신고의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때 ‘수리’ 절차를 삭제하고, 신고 대상도 교류협력사업 추진 목적 접촉으로 한정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교류협력 활성화가 목적인 법 취지에 맞게 과도한 제한을 풀자는 것”이라며 “해외여행 중 북측 주민과 우연히 만나거나, 이산가족이나 탈북민이 안부 목적으로 단순 연락한 경우는 신고 필요성이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교류협력을 ‘민족 간 내부거래’로 보고 북한에 물품을 반입ㆍ반출할 때 관세법보다 완화된 규정을 담은 교류협력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남북협력사업의 주체로 명시하고, 법인ㆍ단체가 북한에 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통일부는 27일 개정안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올해 안에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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