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日언론에 정의연 비판한 저의 의심"
천영우 "왜 거짓말…진실 회피하려 친일 프레임 악용"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조선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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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성금 유용 의혹을 받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정대협)에 대해 '사익을 추구한 단체'라고 비판했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26일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진실과 사안의 본질 규명을 회피하기 위해 친일·반일 프레임을 악용한다"며 "비겁하다"고 했다.
천 전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미향 사태'와 위안부 운동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해 나 같이 힘없는 백수에게 화살을 돌려야 할 만큼 민주당의 사정이 절박한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천 전 수석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의 최근 일본 언론과 인터뷰 내용을 공개 비난하는 발언들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천 전 수석은 지난 2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정의연은 사익추구 단체다" "문재인 정부가 위안부가 아닌 정의연을 피해자라고 착각했다" "문재인 정권의 피해자 중심주의는 '정의연 중심주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전날 민주당 회의에서 이형석 최고위원은 "30년 가까이 일본의 반인도적 범죄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려온 정대협을 사익추구 집단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며 "전직 외교수석이 역사왜곡을 일삼아 온 일본 유력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정대협과 정의연을 비판한 저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또 "(천 전 수석이 주장한) '2012년 사이토안(案)이 좌초된 것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해보다는 자신들의 역할이 사라질 것을 우려한 정대협 때문'이란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천 전 수석은 페이스북에 "나는 유튜브에서 '사이토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가 윤미향과는 관계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내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미향의 반대 때문에 '사이토안'을 거부한 듯이 (민주당에서) 거짓말을 굳이 할 필요가 있나"라고 했다.
천 전 수석은 사이토안이 좌초된 것이 윤 당선자나 정의연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는데, 설 최고위원이 천 전 수석이 '사이토안 좌초의 책임을 정의연에 미룬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한다는 주장이다.
'사이토안 은 2012년 민주당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집권하고 있을 때 사이토 쓰요시(齋藤勁) 관방 부장관이 제안한 것이다. 천 전 수석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주한 일본 대사가 위안부 피해 생존 할머니를 한 분 한 분 찾아 뵙고, 일본 총리의 사과 친서와 일본 정부 보상금을 직접 전달한다"는 게 골자라고 설명했다.
천 전 수석은 이 안을 당시 윤미향 정대협 대표에게 설명하자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며, "정대협과 할머니들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이토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에 대해선 "정대협이나 외교부 때문이 아니라, 일본 측이 '국가 책임을 부정하는 언급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 전 수석은 "일본 언론에 한 말은 그 일주일 전 (유튜브 채널) 천영우TV에 올린 내용, 중앙·동아 등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확인해준 것 외에 새로운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한 말의 핵심은 피해자 중심주의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정대협·정의연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내 주장은 이용수 할머니도 기자회견에서 다시 확인해 줬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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