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이가 들다 보니 자신이 없다. 한데 우리 학생들은 올바르게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2)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일 양국 학생 간 교류와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 청소년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당했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할머니는 "나라의 주인인 학생들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뭐 때문에 사죄와 배상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일본 학생들이 모르고, 한국 학생들도 모른다. 일본과 한국 학생들이 서로 왕래하고 친해지면서 속에 할 말도 하고 (위안부에 대해서도) 배워야 한다. 배워야 알지요"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 배상은 천년만년이 가도 일본이 해야 한다"며 "이런 걸 가르치기 위해서는 양국이 친하게 지내면서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 학생들이 역사의 주인이니까 올바른 역사 교육을 시켜서 억울하고 누명 쓴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는 양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반목과 대립을 반복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를 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혜택)에서 제외하면서 반일·반한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결과 정부와 지자체의 공식 교류는 물론 학생 교류도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해 7월 한일 경제갈등으로 반일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울산시 동구는 지역 초등학생들이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오카야마현 비젠시를 방문하는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강원 횡성군은 일본 돗토리현 야즈초에서 할 예정이던 어린이 방문 교류를 무기한 연기했다. 당시 일본도 아오모리현 히라나이마치의 한 사립고등학교의 한국 수학여행을 취소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할머니는 "우리는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한일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책임성을 갖고 조속히 같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교류 방안과 양국 국민 간 공동행동 등 계획을 만들고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청소년들이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인권 교육관 건립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막바지에 또 한 번 한일 양국의 교류와 협력을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제가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이(역사) 교육을 확실히, 두 나라가 서로 왕래하고 친하게 지내고, 이 역사를 아셔가지고 억울하고 억울한 위안부 문제를 사죄받고 배상받아야, 제가 사죄를 받아야 위안부 누명을 벗는다"고 호소했다.
[대구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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