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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文 "누굴 위한, 무엇을 향한 재정인가"…'재정전쟁'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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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the300]2020 국가재정전략회의]

'방역전쟁' 다음은 '재정전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전시에 준하는 상황이란 위기감에서 출발했다. 자연히 일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강도높은 재정대책이 요구됐다.


◇4번째 회의, 확장→전시재정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대통령이 주재,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재정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기구다. 2004년 첫 회의를 열어 올해로 17번째, 문 대통령 임기중 네 번째 회의다.

이날도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과 경제관련 대통령 직속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및 더불어민주당 핵심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오후 2시 시작한 회의는 예정했던 4시를 넘겨 4시15분까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경제 전시 상황의 조기 극복을 위해 재정역량을 집중한다는 기조 를 공유했다. 이어 3차 추경 및 2021년 예산안을 검토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구조개혁, 고용안전망 등 경제의 포용적 기반 강화를 위한 주요 대책을 포함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재정 투자의 중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을 포함한 한국판뉴딜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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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05.25.[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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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퍼붓는다

문재인정부의 확대재정 기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같은 회의에서도 "몸 사리지 말자"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건이 완전히 다르다. 이전까지는 재정확장이 정부의 철학과 집권기조에 따른 '선택' 측면이 강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올해 이후로는 재정을 글자그대로 "쏟아붓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도 모두발언에서 "세계 경제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와 내년의 글로벌 GDP(국내총생산) 손실 규모가 일본과 독일 경제를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세계 170개 이상 국가에서 1인당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면서 "지금은 ‘누구를 위한 재정이며 무엇을 향한 재정인가’라는 질문이 더욱 절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은 국가 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라며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담아야 하고, 경제 위기 국면에서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목소리에 질문으로 답한 셈이다.

특히 "재정 당국이 그동안 건전성에 중점을 두며 확장 재정의 여력을 비축해 온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도 "IMF가 지금 과감한 재정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당국을 격려하면서도 바로 지금이 그 건전성을 바탕으로 "불을 끌 때"라고 밝혔다.


◇"건전성 우려 유념..지출 구조조정"

문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재정 당국도 그 점을 충분히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면서도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 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것이 길게 보면 오히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 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 41% 수준이다.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평균 110%에 달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비해 양호하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국가채무비율의 증가폭도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정부 지출을 각 부처별 원점 재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당부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바탕으로 3차 추경안, 내년도 예산안, 2020~2024년의 5년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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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5.25.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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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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