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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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시 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재정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미친 경제적 충격에 대해 “그야말로 경제 전시(戰時) 상황”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항공·관광·식업 등 서비스업 위축이 제조업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며 고용 충격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은 국가 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라며 “경제 위기 국면에서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재정전략과 2020~2024년 재정운용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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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재정 당국을 향해 “1, 2차 추경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신속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11조7000억원)과 2차 추경(12조2000억원)은 총 24조원 규모다. 더불어민주당은 3차 추경에 대해 “기존 추경 규모를 뛰어넘는 규모로 편성하겠다”고 공언했다. 3차 추경안 규모는 30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새 국회에서 3차 추경안이 6월 중 처리될 수 있도록 잘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선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그것이 길게 볼 때 오히려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채무비율은 입체적, 종합적으로 봐야지 하나를 갖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GDP 총량이 줄어들지 않아야 국가채무비율도 유리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채무비율은 채무에서 GDP를 나눈 비율인데, 확대 재정으로 GDP 규모를 유지하는 게 국가채무비율 상승폭을 줄이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청와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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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서 41% 수준”이라며 “우리 국가 재정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건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OECD 회원국 평균 국가채무비율은 109%다. 다만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상승 속도는 OECD 평균보다 가파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GDP 성장률을 0%라고 가정하고, 1·2차 추경의 적자국채 발행액과 예상되는 3차 추경 규모(30조원)를 고려하면 올해 국가채무비율은 44%까지 올라간다.
이날 회의에서 당정청은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견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대신 탈루소득 과세강화와 국유재산 관리 효율화를 통해 재정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
마무리 발언을 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예산의 총액도 중요하지만, 총액보다는 내용에 관심을 가져주시라”며 “재정은 경제회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근본적으로는 민간부문의 경제활력이 살아나야 세수도 늘어나고 경제도 살아난다”고 강조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코로나19 추경안' 국회 통과를 앞두고 진통이 계속된 지난 3월 1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오른쪽)가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실을 찾은 뒤 추경호 의원과 논의하며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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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 대해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차 추경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무작정 퍼주기 식으로 3차 추경이 진행된다면 나라 재정이 거덜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차관 출신인 추경호 통합당 의원은 재정 지출 확대로 GDP를 늘리겠다는 여당 주장에 대해 “공공부문만 살찌우는 식으로 재정을 써서는 GDP가 안 늘어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에도 예산은 9% 증액했는데, 경제는 1% 성장했는데 하지 않았나. 수퍼예산을 쓰며 부채를 엄청나게 늘렸는데 그 돈은 지금 다 어디로 갔나”라고 되물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향후 재정 운용 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열리는 회의다. 2004년부터 열려 이번이 17번째 회의다. 이날 회의는 2020~2024년 재정 운용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열렸다. 지난해 회의에선 기재부가 국가채무비율을 40%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자, 문 대통령이 “국가채무비율 40% 마지노선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어 ‘국가채무비율 40%’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윤성민ㆍ한영익ㆍ김기정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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