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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조선기자재업체, 1분기 깜짝 실적… “올해 실적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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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규제 등 틈새시장 공략 덕분… 신규 수주는 과제

중소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틈새시장 공략 덕분에 코로나19에도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환경 규제에 대비하고, 신사업에 초점을 맞춰 활로를 찾아 나선 덕분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환경규제로 조선업계 트렌드가 바뀌면서 한국카본(017960), HSD엔진(082740), 삼강엠앤티(100090)등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코로나19로 조선업계에 수주 절벽이 나타났지만 기존 수주 물량이 많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호조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조선비즈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FSRU./ 대우조선해양 제공



앞서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 1월부터 선박 연료유 황산화물 함유율을 기존 3.5%에서 0.5%로 제한했다. 2025년부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로 규제할 계획이다. 해운사들이 선박에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LNG추진선을 잇따라 발주하고 나서면서 관련 기자재 업체들은 수혜를 누리고 있다.

한국카본은 2018년부터 지속된 LNG선 수요 증가에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한국카본은 LNG 운반선 화물창의 핵심 부품인 단열판넬을 생산하는데, 수요가 늘면서 일감이 늘었다. 한국카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26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23억원)에 비해 430% 증가한 수준으로,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카본의 호실적은 지난해 증설한 시설 덕분이다. 한국카본의 LNG 단열판넬 생산능력은 연간 15척에서 20척으로 확대됐으며,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향후 LNG선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전망도 밝은 편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카본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며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우려가 많지만 러시아, 카타르 프로젝트로 LNG 보냉재 관련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박 엔진제조업체인 HSD엔진도 선박연료 시장에서 LNG와 LP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LNG선에 쓰이는 엔진은 기존 디젤 엔진보다 20~30% 비싸 HSD엔진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HSD엔진의 1분기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전년도 1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12% 증가해 215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HSD엔진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8년부터 한국 조선소들이 수주한 선박은 대부분 LNG 추진 사양이며 최근에는 LPG 추진 기술도 적용되고 있다"며 "HSD엔진의 수요가 늘면서 매출 성장 폭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때 적자늪에 빠졌던 삼강엠앤티는 해외에서 연이어 대규모 해상 풍력 프로젝트 수주계약을 따내면서 주목 받고 있다. 기술력을 착실히 쌓아온 덕분에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 수출에 성공하는 등 재도약 기회를 잡은 것이다.

삼강엠앤티는 2017년 STX조선해양으로부터 인수한 계열사 삼강에스앤씨(옛 고성조선해양)를 통해 선박 개조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스크러버 장착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 수주도 증가세다.

삼강엠앤티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1387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도 6.4%로 흑자전환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삼강엠앤티의 매출을 지난해보다 30% 성장한 5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풍력 프로젝트 수주 실적이 삼강엠앤티의 매출로 반영되고 있다"며 "삼강엔앤티의 올해 분기별 매출액이 1000억원을 하회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소형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신규 수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올해 1분기는 기존 수주 잔고에다 달러 강세 효과까지 있어서 실적 개선효과가 두드러졌지만, 그래도 신규 수주가 있어야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에 따른 수주 부진은 내년 이후 반영될 것이지만, 그래도 수주가 계속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업 입장에서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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