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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르노 ‘캡처’ 가솔린, ‘QM3’도 ‘XM3’도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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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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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헷갈린다, 그 여인 QM3. 잊어 달라고, 이젠 헤어지자고 애원한다. 독하게 마음먹고 이름까지 캡처로 바꿔버렸다 한다. 그런데, 어렵사리 미련을 떨치고 발걸음을 돌렸더니 XM3라는 녀석이 떡하니 서 있다. 셋 사이에 서 있는 나는 누구이고, 왜 여기서 방황하고 있는가?

르노삼성자동차가 2세대 QM3를 들여오면서 ‘르노 캡처’로 부르기로 했다. QM3는 꽤나 신선한 추억이었다. 자동차가 개성의 표현이라고, 입버릇처럼 되뇌다가도 정작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때는 무채색을 선택해 온 게 우리네 시장이었다. 회색덩어리 이동 수단에 알록달록 컬러의 파장을 흩뿌린 게 QM3였다. 그런 QM3가 ‘캡처’가 돼서 돌아왔다.

공급자의 속사정이 있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한국 시장에 맞게 개발해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XM3가 눈에 밟혀서다. 비슷한 체구에, 같은 엔진을 쓴다. 르노라는 이름 아래 디자인 감성도 상당 지경 교감이 된다. 가깝게는 이란성 쌍둥이, 멀게는 이복 남매쯤 된다.

낳은 부모라면 일란성 쌍둥이라도 딱 보면 안다. 하지만 남이라며 다르다. 어느 녀석이 어느 녀석인지 구분을 지어야 한다. 일부러스레 ‘다름’을 찾아내야 한다. 캡처를 시승하는 기자도 마찬가지다. 드러난 스펙으로 좀체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우니 다른 성질을 찾아내야 한다.

외관상 차이부터 살펴보자. XM3(4,570mm)가 가장 길고, 캡처(4,230mm)가 그 다음이다. 사라진 QM3(4,125mm)가 가장 작다. 캡처도 QM3에 비해서는 꽤 길어졌다. 커지고 길어지는 건 글로벌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요즘 트렌드다.

엔진은 XM3와 캡처 가솔린이 똑 같은 것을 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현혹시킨 바로 그 엔진이다.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신형 4기통 1.3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 TCe 260이다.

이 엔진은 진정한 ‘다운사이징’을 실현한 걸작품이다. 그간의 다운사이징이 낮은 배기량에 터보를 단 정도였다면 이 엔진은 처음부터 ‘작은 고성능’으로 개발됐다. 실린더헤드와 직분사 인젝터를 수직 장착한 델타 실린더 헤드 기술이 들어갔다. 덕분에 경량화, 공간 최적화를 챙길 수 있었다. 연비는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이는, 다운사이징 본연의 효과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더 놀라운 건 퍼포먼스다. DCT 명가 독일 게트락(GETRAG)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과 결합해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을 구현한다. 운전을 해 보면 종래의 억지 다운사이징처럼 쥐어짜지 않는다. 고배기량의 자연흡기처럼 힘내는 폼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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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와 XM3는 여기까지는 엇비슷하다. 이제부터는 달라야 한다.

둘은 넓게는 다같이 ‘소형 SUV’에 속하지만 좁혀보면 XM3는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르노삼성이 XM3를 출시하면서 ‘세단과 SUV의 중간 크기’를 왜 그렇게 강조했는지 알만하다. 그들은 머지않아 캡처가 수입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둘 다 예쁘기는 하지만 캡처가 좀더 개성적이다. 아담한 차체에 원색의 컬러를 과감하게 뿌리고 있다. 투톤 바디는 기본이고 루프 컬러가 A필러를 넘어 아웃사이드 미러까지 죽 이어지도록 끼를 부렸다. 반면 XM3는 실루엣은 획기적이지만 색채 구성에서는 보수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무채색이 주력이다. 르노삼성 마케팅팀에서는 그래서 XM3는 볼륨카로, 캡처는 개성표현으로 성격을 규정하고 싶어한다.

시장의 반응도 비슷하게 흐르고 있다. 개성 표현을 중시하는 여성 운전자들의 선택이 상대적으로 캡처에 쏠리고 있다. 캡처는 르노 브랜드의 로장주 엠블럼도 달고 나온다.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에겐 이 또한 티 내기 좋은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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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디자인에서는 센터 콘솔이 감각적이다. 센터페시아에서 뻗어 나와 공중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플라잉 콘솔’이 달렸다. 그 아래에는 스마트폰을 툭 던져 놓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무선충전판이 깔렸다.

파워트레인은 똑 같아도 변속기를 구동하는 방식은 차이가 있다. 같은 7단 습식 DCT를 캡처는 전자식으로, XM3는 기계식으로 구현한다. 둘의 차이는 미세하지만 느껴진다. 전자식인 캡처가 출발에서 좀더 부드럽게 움직이다.

그런데 막상 기동을 시작하고 나면 캡처 가솔린의 움직임은 달라진다. 1세대 디젤 모델을 탈 때와 비슷한 성질이 드러난다. 스포티하다는 표현도 맞고, 불안하다는 표현도 맞다. 느끼기 나름이다. 작은 체구에 차체는 높고, 엔진이 쏟아내는 힘은 강하니 그런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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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모드와 스포츠모드에서의 차이는 크다.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면 차체가 뻣뻣해지면서 동작이 즉각적으로 변한다.

세부 편의 사양에서도 차이가 있다. 캡처에는 4개의 카메라로 구현하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콤팩트 SUV에서 이 기능을 갖춘 차는 찾아보기 힘들다. 360도 주차 보조 시스템, 후방 교차 충돌 경보 시스템,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도 있어 운전이 서툰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했다.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S, 차량/보행자/자전거탑승자 감지),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차선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LKA),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도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여성과 운전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을 배려한 결과다.

트림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있어 고속도로에서 차간 거리를 유지하며 발을 떼고 갈 수도 있다. 다만 이 때 차선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이 핸들을 강하게 꺾어줄 정도는 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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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공간 활용이 쉽도록 ‘리어 슬라이딩 벤치’를 설치했다. 앞뒤로 16cm 간격을 당겼다 밀었다 할 수 있다. 2열을 눕히는 더블 트렁크 플로어를 활용하면 최대 536L의 트렁크 공간도 만들어진다. 10L 용량의 서랍식 대형 글러브 박스는 속 깊은 서랍을 보는 것 같다.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음악을 즐기는 이들에게 매력적이다. 9개의 스피커가 생생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트렁크 공간 희생 없이 저음역대 성능을 확보해 주는 후레쉬 에어 서브 우퍼(FAS)가 이를 보증한다.

생산은 르노의 최신 CMF-B 플랫폼을 바탕으로 스페인의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이뤄진다. QM3도 그랬지만 캡처도 완전한 수입차다. QM3는 수입과정에서 르노삼성 엠블럼을 바꿔 달았지만 캡처는 그 과정조차 없다. 그래도 르노삼성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그대로 남아 있다.

캡처의 엔진 사양 및 트림 별 가격은 1.5 dCi 디젤 모델 ▲젠(ZEN) 2,413만원 ▲인텐스(INTENS) 2,662만원, TCe 260 가솔린 모델 ▲인텐스 2,465만원 ▲에디션 파리(EDITION PARIS) 2,748만원이다.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1.5% 인하 기준)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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