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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튼튼한 배아 키우는 특화 배양액, 고령 난임 부부 임신 성공률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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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윤정 마리아병원 연구지원본부 실장

중앙일보

윤정 마리아병원 연구지원본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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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은 아는 만큼 극복할 수 있다. 가임력은 만 35세를 기점으로 크게 떨어진다. 그렇다고 임신·출산을 포기하기엔 이르다. 최근엔 포도 껍질 등에 풍부한 항산화 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을 활용해 수정란이 튼튼한 배아로 자라도록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난자·정자가 결합한 하나의 수정란은 세포 분열을 거듭하면서 배아로 자라는데, 레스베라트롤을 첨가한 특화 배양액으로 이 과정을 도와줌으로써 착상·임신 성공률을 끌어올린다. 마리아병원 연구지원본부 윤정(사진) 실장에게 고령 난임 부부의 시험관아기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연구 성과에 대해 들었다.

임신은 배란·수정·이동·착상 등의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어느 한 단계라도 삐끗하면 건강한 출산에 이르기 어렵다. 윤 실장은 “현재 임신·출산의 가장 큰 적은 노화”라고 말했다. 정자·난자 등 생식세포는 나이에 비례해 기능이 약해진다. 나이가 들면 생식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해 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제 기능을 못한다. 정자·난자가 만난 수정란이 원활하게 분화하지 못해 임신 성공률이 떨어진다. 몸 밖에서 수정하는 시험관아기 시술도 마찬가지다.

난임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마리아병원에서 주목한 것은 수정란을 배아로 키우는 배양액이다. 윤 실장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향상하는 영양소를 배양액에 첨가하면 질 좋은 배아로 발달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튼튼하게 자란 배아는 자궁벽에 잘 달라붙어 임신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늦게 결혼해 임신을 시도하는 고령 난임 부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고령 맞춤 난임 치료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난임 치료를 시도하거나 가임력이 좋을 때 생식세포를 보존하는 방법은 이들에게 해당하지 않는다. 고령 난임 부부는 현재의 상태가 최선이다.

고령 난임 부부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아도 한 번에 임신하기 어렵다. 이들은 배아의 질을 끌어올려 착상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현재의 난임 치료 기술로는 직접 착상이 잘되도록 도움을 주기 어렵다. 윤 실장은 “이식한 배아가 스스로 자궁 내막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모체와 연결하고 자신이 머무를 공간인 태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궁 환경도 좋아야 하지만 배아의 상태가 결정적이다”고 말했다. 절벽에도 싹이 나듯, 배아가 건강하면 착상·임신 성공률도 높아진다.

특화 배양액의 임신 성공률 개선 효과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사람의 나이로 따지면 40세 이상인 평균 생후 60주 이상인 쥐의 배아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배양액에 레스베라트롤을 첨가했더니 그렇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좋아져 배아가 더 잘 발달했다. 그 결과 착상 성공률은 16%, 임신 성공률은 27% 증가했다. 윤 실장은 “마리아병원에서 특화 배양액을 시술하는 만 38세 이상 고령 난임 부부에게 적용했더니 일반 배양액을 사용했을 때보다 월등하게 착상·임신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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