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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코로나19로 높아진 식품안전·신뢰도 문제, 블록체인이 해결…스마트폰 QR코드 찍으니 내가 먹는 식품의 모든 정보가 좌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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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네슬레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시범 운영 중인 식품이력추적 시스템 화면. [사진 제공 = 한국네슬레]


핀테크에 적용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던 블록체인이 식품·유통산업에 도입되면서 새로운 푸드테크로 각광받고 있다.

식품의 생산부터 배송·유통 전과정을 실시간 추적하고 소비자도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내용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어 식품 안전과 신뢰도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블록체인 식품 이력추적 기술은 항층 각광받을 전망이다. 박세열 한국IBM 블록체인 기술총괄 상무는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블록체인을 활용한 푸드테크 분야는 앞으로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의 으깬 감자 제품인 '뮤슬린 퓨레' 포장지에 있는 QR코드를 찍자 원료인 감자의 생산 농민이 어떤 과정으로 생산했고 어떤 품종들이 원료로 제공됐는지, 어느 공장에서 가공돼 어떤 유통채널로 마트에 들어왔는지 정보가 텍스트, 그래픽, 동영상 등으로 죽 펼쳐진다. 심지어 생산 농가 농민의 얼굴과 지역, 사용된 감자 품종의 개별 특성, 가공공장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감자가 어디 보관됐는지까지 세세한 정보가 담겨 있다. 기존 가공제품의 포장지 뒷면에 깨알같은 글씨로 써져 있던 제품 정보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소비자들은 내가 먹는 제품의 원료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돼 어떤 가공과 유통·배송 과정을 거쳐 점포에 진열됐는지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 하나로 한눈에 투명하고 상세히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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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시범 운영 중인 식품이력추적 시스템 화면. [사진 제공 = 한국네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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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일이 가능한 것은 네슬레가 프랑스 유통기업 까르푸와 함께 도입한 블록체인 유통이력 추적 정보시스템 덕분이다. 이 기술은 미국 IBM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IBM의 '푸드 트러스트(Food Trust)' 에는 네슬레와 까르푸뿐만 아니라 월마트, 돌 등 글로벌 대형 식품·유통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MS(마이크로소프트)의 블록체인 기술을 올해부터 시범도입해 커피 생산과 가공, 유통 전단계를 추적·관리할 계획이다. 네덜란드의 커피 기업인 '모이예 커피'는 투명성과 안전성에 더해 블록체인을 통해 유통 과정을 효율화해 커피 생산농가에게 더 많은 수익을 돌려주는 방안까지 시도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의한 위·변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식품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 모든 정보가 센서와 IoT(사물인터넷) 엣지컴퓨팅, 모바일, 컴퓨터 등에 의해 디지털화·자동화되고 관리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농산품 재배 과정에서는 센서와 IoT 등을 활용해 실제 생육 환경에 대한 정보를 검증하며, 유통 과정에서도 냉장탑차의 온도를 센서로 실시간 파악해 임의적인 정보 위조나 사기, 입력 오류 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변조가 시도될 때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거래가 진행이 되지 않는다.

박세열 한국IBM 상무는 "소비자들은 내가 먹는 식품이 누가 어떻게 생산하고 어떤 가공과 유통 과정을 거쳤는지를 한눈에 세세히 확인할 수 있다"며 "기업 역시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문제가 생긴 상품을 추적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수고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M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월마트의 경우 해외에서 수입된 망고에서 이상이 발견됐을 때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역추적하는데 기존엔 6일 이상 걸리던 것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을 때 단 2.2초에 가능해진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해당 제품을 전량 리콜해야 했던 비효율을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상무는 "블록체인 기술이 더 발전하면 원료가 된 농작물·축산물에 사용된 물이나 비료, 사료, 생장 환경 등 지금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광범위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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