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일각선 "작품 진위 여부 확인 필요" 문제 제기
간송미술관 문화재 경매 나온다 |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간송미술관이 보물로 지정된 금동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놨다는 소식에 파문이 이는 가운데 누가 새 주인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된 작품은 보물 284호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285호 금동보살입상으로 시작가가 각각 15억원에 나와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일부에선 국가 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이 사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22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경매 참여는 예산이나 중앙박물관에 필요한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고민 중이다"며 "결국 개인 재산이냐 아니면 (함께) 향유하는 문화재냐의 문제인데, 개인적으로 문화재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앙박물관 한 해 문화재 구입 예산은 40억원으로 이번 경매에 참여한다면 4분의 3 이상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문화재청의 입장이 정해진 것은 없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가가 산다면 중앙박물관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며 "중앙박물관이 구매와 관련해 협의를 원한다면 응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기관이 구매에 나서겠다고 하면 가격이 폭등할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대학에 있는 문화재 전문가는 "국가기관이 사야 한다는 여론이 생기고 있는데 개인이 소유한 문화재가 경매에 나올 때마다 국가가 사들이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문화재 보호가 아닌 소유에 국가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계 일각에선 작품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의 불교미술 전문가는 "285호 금동보살입상의 경우 손을 위아래로 포개고 있는데 이 모양은 백제 불상에서만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거창에서 출토됐고 제작방식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1990년대 후반 위작설이 제기됐는데 간송미술관이 워낙 폐쇄적이어서 학계가 직접 확인하고 조사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일은 간송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래전 지정된 국보·보물을 최신 기술로 다시 조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두 점 모두 한국 미술사나 조각사를 다룰 때 많이 나온 유물이다. 금동보살입상의 경우 출토지 때문에 시대적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진품이란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임영애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284호의 경우도 가사 형식과 양식이 특이하고 기존에 비슷한 예가 없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미 1965년 강원도 양양 서림사지에서 가사의 형식 및 양식이 동일한 금동불상이 발견됐기 때문에 위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성은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실제 두 구의 불상을 직접 조사해서 살펴본 적은 없지만, 위작이라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며 "간송미술관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보물을 내놨다면 굳이 진위가 의심스러운 것을 경매에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측은 "국보 해제·강등이 몇차례 있었지만 어떤 개인이나 일부 언론이 의혹을 제기한다고 해서 명확한 증거도 없이 조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간송미술관 소장 보물 2점은 오는 27일 오후 4시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실시하는 5월 경매에 출품된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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