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이유로 불교 유물 2점 경매 밝혀
"서화와 도자기 등 중심축에 집중할 것"
지난해 서울 동대문 DDP 전시장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간송특별전 '대한콜렉숀'에서 전시품을 바라보고 있는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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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되어 송구한 마음이 크다. 간송의 미래를 위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니 혜량해 달라.”
일제강점기 때부터 우리 문화재를 수집해 지켜온 간송미술관이 82년 역사상 처음으로 소장품을 경매하게 된 데 유감을 표하며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사장 전영우)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간송 선생께서 수집하신 문화재 모두가 소중하지만, 불가피하게 소장하고 있는 불교 관련 유물을 매각하게 됐다”면서 “간송미술관을 상징해온 서화와 도자, 그리고 전적(기록자료)이라는 중심축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는 27일 케이옥션에 간송 소장품인 ‘금동여래입상’(보물 284호)과 ‘금동보살입상’(보물 285호)이 출품된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재단 측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로 재정난을 들었다. 2013년 재단 설립 이후 대중적인 전시와 문화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했다고 하면서다. 이런 가운데 전성우 전 이사장(간송 전형필의 장남)이 타계하면서 “추가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비용 부담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오는 27일 열리는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된 간송미술관 소장 불상 2점. 각각 보물 285호 금동보살입상(왼쪽)과 보물 284호 금동여래입상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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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도 밝혔다. “2~3년에 걸쳐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다목적 신축수장고 건립 등 시설을 대폭 개선하고 한층 더 활발하게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하려 한다”고 했다. 대구시와 협력하는 대구간송미술관 설립도 알렸다. “국세청과 문화재청, 서울시 등 여러 기관의 많은 배려와 도움을 받았다”면서 감사의 말도 전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해 국보 훈민정음에 대한 '문화재보수정비사업'의 형태로 새 수장고 건립비용(44억6000만원)이 전액 지원되는 등 지난 2018년부터 간송 측에 지원된 국고는 총 47억여원에 이른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수정: 2020년 5월23일
앞서 본 기사는 국가지정문화재 및 시·도지정문화재와 이를 소장하고 있는 토지가 아닌 비지정문화재 및 등록문화재는 상속세 부담이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지만 정확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4조(문화재자료 등의 징수유예)에 따르면 등록문화재나 공익법인 성격의 박물관‧미술관에 전시‧보존 중인 자료는 상속세액 징수가 유예됩니다. 이렇게 유예된 상속세액은 해당 문화재를 유상으로 양도하거나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박물관 폐관 등)로 이를 인출하는 경우에 징수됩니다. 간송미술관은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박물관 등록을 지난해 9월 마쳤습니다. 이에 따라 본문을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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