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인 올레드 설비 일부도 이전
기존 인력은 태양광 등 재배치
시민단체 “리쇼어링 역행” 반대
LG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생산돼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LG의 ‘올레드 TV’.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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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경북 구미에 있는 TV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 지난해 6월 경기도 평택에 있는 스마트폰 조립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긴 데 이어 올해는 TV 생산 기지를 재배치해 생산원가를 효율화한다는 전략이다. 구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지역 시민단체는 LG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20일 LG전자는 “구미에 있는 TV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TV 수요 정체, 가격경쟁 심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가 전사적으로 주력하는 ‘올레드 TV’ 생산 라인도 인도네시아로 일부 이동한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소자로 패널을 만든 올레드 TV는 LG전자의 최고급 TV 제품이다. 지금까진 구미사업장 내 A3 공장에서 올레드 TV 내수용 제품과 수출용 일부를 생산해왔다.
LG전자는 이번 생산기지 이전을 통해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 섬에 있는 찌비뚱 사업장을 아시아권 TV 공급 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1995년 준공된 찌비뚱 공장은 현재 TV·모니터·사이니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날 LG전자는 “조립, 품질검사, 포장 등 전 공정에 자동화 설비도 대거 확충해 현지 생산능력을 50%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구미사업장 소속 인력은 사무직·기능직을 포함해 전원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구미사업장 내 TV 사업부 직원 약 500명 가운데 상당수에 태양광 사업부로 소속 전환배치를 권유, 구미에 잔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일부 인력은 연구·개발(R&D) 기능이 있는 평택으로 근무지를 옮긴다. 다만, 최신기술에 기반을 둔 TV 제품을 실제 라인에서 처음 양산해보는 ‘마더 팩토리’ 역할은 구미 사업장에 그대로 둘 계획이다.
구미 지역 시민단체는 LG전자의 TV 생산시설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LG전자에서 TV 사업을 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실무진은 지난 18일 구미시 관계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 이전 계획을 설명했다. 하지만 구미 경실련은 당일 성명서를 통해 “LG가 정부의 리쇼어링(제조업이 본국으로 되돌아오는 조치) 정책에 역행하면서까지 구미의 TV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려는 것은 거시적으로 잃을 게 더 많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구미 경실련은 오는 24일 청와대 앞에서 LG전자의 TV 생산라인 이전 결정에 대한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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