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30 (일)

재난지원금 훈풍에 골목상권 “장사할 맛 납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네 마트 “매출 10% 늘어”

주민 “싸고 품질좋아 또 이용”

명품, 성형 등 꼼수 소비 허점도


한겨레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첫날인 13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과 관련한 ‘착한 소비운동’으로 지역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장서 골목상권에서 소비를 권장하는 운동을 벌이는 것에서 나아가 시민들도 직접 온라인에 착한 소비 인증사진을 올리는 등 코로나19가 지역 상권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서울 일부 자치구들은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에 맞춰 지난주부터 구민들과 함께 착한 소비운동을 벌이고 있다. 양천구는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단골 가게에서 선결제하기와 상품 하나 더 사서 이웃과 나누기 등의 착한 소비운동을 홍보하고 있다. 동작구는 골목상권에서 소비를 했다는 인증사진을 구청 누리집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온라인 상품권을 지급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서울 안에서 사용 가능한 재난지원금을 자신이 사는 구에서 소비하게 만드는 정책으로 골목 상인과 구민들에게 모두 호응을 얻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블로그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동네 상점과 맛집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한겨레

17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착한 소비운동에 지역 상권도 활기를 찾은 모습이다. 지난 주말 오후 용산구 효창원로의 한 마트에는 마스크를 쓰고서 생필품을 구매하러 온 사람들의 줄이 이어졌다. 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올해 초보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최근 한달 사이 매출이 10% 정도 늘었다”고 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정아무개(43)씨는 “차로 10분 걸리는 대형마트를 이용했는데 가까운 동네 할인마트를 찾던 중 이곳을 알게 됐다”며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데 물건도 싸고 배달 서비스도 잘되어 있어 다시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망원시장과 중구의 남대문시장 등 전통시장도 지난 주말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재난지원금 환영’이라는 글귀가 붙은 상점들도 보였다. 망원시장에서 분식을 파는 한 상인은 “재난지원금을 받은 최근 다시 손님이 늘어서 장사할 맛이 난다”고 했다.

한겨레

온라인 중고거래 누리집에 재난지원금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명품이나 브랜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등 재난지원금 지급 취지와 어긋나는 흐름도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누리집에는 재난지원금으로 신형 스마트폰이나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병원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허점을 이용해 ‘보톡스, 필러 시술, 성형이 가능하다’며 홍보에 나선 성형외과와 피부과도 등장했고, 백화점 내에 입점하지 않은 명품 매장의 경우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꼼수 소비법’도 소개되고 있다. 이에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 살리기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모든 업종과 품목 하나하나를 제한하기에는 정책적인 한계가 있다”며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착한 소비를 유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네이버 뉴스판 한겨레21 구독▶5.18 40돌 ‘다섯개의 이야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