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행사 축소…출입통제·경찰배치 등 ‘삼엄’
시민 “멀리서도 볼 수 없어 아쉬워” 휴대폰 생중계 시청
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5.18민주광장(구 전남도청)에서 거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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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5·18민주광장에서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5·18민주유공자와 유족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2019년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 기념식에 참석했다.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여러 인사가 기념식장을 찾아 5월 영령을 추모했다.
이번 5·18기념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한 채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을 중심으로 은색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경찰의 출입통제가 삼엄했다. 평소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1997년 5·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되고 처음으로 국립5·18민주묘지가 아닌 이곳에서 열려서다.
매년 5000여 명 이상이 참석하는 5·18기념식을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400여 명 수준으로만 한정했다.
광주 도심에서 열리는 5·18기념식을 멀리서나마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지만 주변을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바리케이드 밖에서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각종 행사 차량이 일렬로 주차된 탓에 기념식장 내부가 철저히 가려진 탓이다.
그나마 차량과 차량 사이에 조그마한 틈으로 보이는 일부 구간에는 시민들이 몰렸다.
기념식을 보기 위해 광산구에서 왔다는 박성현(66)씨는 기념식을 현장에서 볼 수 없어 아쉬움을 삼켰다.
박씨는 “일 년에 한 번인데 집에 있으면 뭐 하나 싶어 매년 기념식에 참석하는데 올해는 역사적인 장소인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다고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면서 “하지만 전혀 보이지 않아 서운하다. 저렇게 일렬로 주차된 행사 차량만 없었어도…”라며 말을 줄였다.
이어 “1980년 5월 광주는 아직도 내 기억에 선명하다. 당시에는 일기 등 기록으로 남길 생각을 못 했지만 지금 당장 쓸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하다”며 “오후 2시만 되면 집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에 와서 ‘계엄군은 물러가라’며 시위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과 싸이카 등 경호차량 행렬이 이어지자 일부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5·18민주광장(구 전남도청)에서 열린 제40주년 5·18기념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이 근처 카페에서 휴대폰으로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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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민들은 현장에서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근 카페에서 휴대폰으로 생중계를 시청하기도 했다.
기념식은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화려한휴가’, ‘택시운전사’ 등 5·18을 소재로 한 영화를 활용한 도입영상으로 기념식이 시작됐다.
5·18유가족인 남·녀 대학생이 경과를 보고하고 1980년 5월 남편 임은택씨를 잃은 최정희(73)씨가 당시의 사연을 편지로 전했다.
기념식 말미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며 “5·18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회복, 배·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포명령자 규명,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처벌의 목적이 아닌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18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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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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