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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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비료 공장을 방문하는 모습을 공개한 게 외교 문제보다 국내 현안을 의식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17일(현지시간) WSJ는 한국 관료와 평양 전문가 등을 인용해 북한이 최대 지원국인 중국을 포함해 국경이 닫히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더욱 고립됐고 미국과의 핵 협상도 진전되지 않으면서 제재 해제가 이뤄지지 않아 숨쉴 틈이 좁아졌다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은 재정난에 빠진 북한 경제를 살리겠단 포부를 내놓은 바 있으나 지난해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자금줄인 해외 관광객 유치까지 중단했고 각종 행사도 금지한 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제시카 리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퀸시연구소 박사는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대량 발생할 경우 책임질 사람은 김 위원장 뿐"이라며 "이번 사태를 통제하지 못하면 내부 비판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 것도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내 엘리트 세력에게 자신이 건재하단 걸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북한은 최근 몇 달간 권력 남용과 부패 등을 이유로 김 위원장 개인 경호원을 포함해 정보기관 수장 등 정치·군사 분야 고위직 인사를 교체했다.
WSJ는 북한이 올해 5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대외용이라기보다 대내용이며, 김 위원장이 이번에 비료 공장에 나타난 것도 민생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트랜드 로빈슨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미 한계 상황에 다다른 북한 주민들이 식량과 약품 수입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WSJ는 "역사적으로 독재자들은 외부 압력보다는 내부 불만이 폭증할 때 물러났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공개활동을 20일간 하지 않으면서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렀으나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을 공개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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