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뽑은 안성시민에 대한 명예훼손"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ㆍ정의연)이 2013년 정대협 시절 경기도 안성 위안부 쉼터를 매입할 때 거래를 중개한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18일 "제가 한 일은 후보지 세 곳을 소개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매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거나 어떠한 이득도 취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로 운영하다 지난달 23일 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반납 절차가 진행 중인 경기도 안성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문이 17일 굳게 닫혀 있다. 안쪽 사진은 이 집을 정대협에 소개해 준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당선자/연합뉴스 |
정의연이 지난 2013년 9월 이 쉼터를 사들였을 때, 인근의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유사한 조건의 주택과 비교하면 2~3배 비싸게 매입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이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거래 중개 경위에 대해 "지역 언론사 대표로 재직하고 있던 2013년 정대협이 힐링센터로 삼을 곳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지역 사회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보고 세 곳을 소개해주었고 정대협은 그중 한 곳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또 전날 조선비즈 기사를 예로 들며 "'정의연 측이 전원주택을 소개한 이 당선자에게도 수수료 명목으로 적잖은 금액을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이 말을 한 사람은 미래통합당 관계자라고 적혀 있다. 근거도, 사실 확인도 없이 상대 당 관계자의 말을 그대로 싣는 저의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회의원으로 뽑아주신 안성시민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했다.
정대협은 2013년 9월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산중리에 있는 2층짜리 해당 건물을 7억5000만원에 사들였으나, 지난 4월 22일 매입가의 절반 수준인 4억 5000만원에 매도 계약을 체결했다.
쉼터가 있는 지역에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주택과 비교하면 2~3배 비싸게 매입했다는 지적과 함께, 4⋅15총선이 끝나자마자 급하게 매도 계약을 체결한 경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 당선자는 입장문에서 거래 중개 과정에 금전적 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정의연이 위안부 쉼터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게 된 경위나 거래 체결 당사자들과 과거 인연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 당선자는 윤미향 당선인 부부 모두와 인연이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안성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아 안성에 소녀상을 세웠다. 당시 소녀상 건립추진위 발족식에 윤 당선인이 직접 참석해 강연했다.
윤 당선자 남편 김삼석 수원시민신문 대표와는 2010년 경기지역언론사협회 출범을 전후로 친분을 쌓았다. 이 당선자의 안성신문과 김 대표의 수원시민신문은 기사 제휴를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11월 안성 위안부 쉼터 개소식 기사에 안성신문의 황모 기자의 기사 상당 분량을 인용했는데, 황 기자는 이번에 이 당선자의 4급 보좌관으로 내정됐다. 황 기자는 지난 2012년 쉼터 건물을 지은 건설사 금호스틸하우스 김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쓰기도 했다.
또 해당 건물을 정대협에 판 안성 지역 건설업자 김모씨는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으로 이 당선자와도 가까운 사이이다. 그런데 입장문에는 거래 과정에서 이들 인연이 어떻게 작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이 당선자는 입장문에 끝에 "안성시민 여러분께 잠시나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 이규민, 거짓과는 싸워 반드시 이기겠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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