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 코로나19에 폭락한 미국 주식 '쇼핑'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는 현지시간으로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분기 보고서에서 3월 31일 종가 기준 보유 주식 총액이 24종목 97억7천720만 달러, 약 12조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사우디 공공투자펀드는 올해 1분기에 미국 주식에 상장된 다양한 분야의 기업의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사우디 공공투자펀가 투자한 미국 회사는 보잉, 시티그룹, 페이스북, 매리어트, 디즈니,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인 에너지 분야의 지분도 늘렸습니다.

BP, 토탈, 로열더치셸의 미국예탁증권과 캐나다 오일샌드 회사 선코에너지 주식도 1분기에 매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사우디 공공투자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한 지분 보유 기업은 테슬라와 우버뿐이었고 보유 총액도 21억8천270만 달러였음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에 보유 종목 수는 12배, 지분 가치는 약 5배로 크게 늘어난 셈입니다.

사우디 공공투자펀드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주요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잉의 주가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전인 2월 초 340달러대에서 최근 120달러 대로 폭락했고 시티그룹도 같은 기간 70달러 후반대에서 40달러 초반으로 내려갔습니다.

사우디 공공투자펀드는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회장으로 있는 국부펀드로,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소유주이기도 합니다.

보유 자산 규모는 3천억 달러, 약 370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 펀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계획 아래 진행되는 대형 국책 사업의 '돈줄' 역할을 합니다.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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