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5일 ‘윤미향 엄호’ 기조를 유지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부금 논란으로 30년간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헌신한 정의연 활동이 부정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보수언론과 야당의 공격은 일본 극우세력만 좋아한다”며 “친일 세력의 마지막 준동을 막아내자”고 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의 정의연 털기, 윤 당선인 공격이 도를 넘었다. 이용수 할머니를 부추겨 윤 당선인을 공격하게 한 사람이 있다면 이 또한 불순하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은 진 전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안철수신당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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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정의연의 회계 투명성 확보 노력 등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세계사적인 위안부 인권운동의 진정성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정의연 회계처리 관련 문제는 헌신, 성과와는 분리해서 살펴봐야 한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은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위안부 인권활동에 더 많은 추진력을 확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섣불리 진영 간 대립을 촉발하는 행태는 자제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날 “윤 당선인과 정의연은 당당하게 검증을 받자”는 글도 올라왔다.
보수 야당은 성금 유용 의혹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이어갔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의연이 떳떳하다면 세부 지출 내역을 공개해야 맞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선 ‘윤미향 방지법’을 만들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운천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은 “시민단체에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을 도입하고 위반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윤미향 방지법을 내겠다”고 했다.
소설가 공지영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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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에선 하태경 의원이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은 전 국민을 친일파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겠나”라며 “윤 당선인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친일이라고? 이용수 할머니, 공지영 작가도 친일파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공 작가는 전날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비판적인 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리트윗했었다. ‘조국 사태’ 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적극 옹호하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설전을 폈던 것과는 다른 입장을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의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주최 오신환 의원)에 참석한 진 전 동양대 교수는 “정의연 사건으로 저쪽(정의연과 윤 당선인 측)을 공격하지 마라. 회계, 장부 공개 문제는 언론이 하라고 하라”며 확전 자제를 주문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시민단체에서 주도하는 운동의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느끼시는 모양”이라는 글을 적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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