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주홍글씨' 운영자 구속영장 기각…"n번방과 다르다"

텔레그램 대화방의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박제한 '주홍글씨' 초기 운영진 송 모씨.뉴스1

텔레그램 대화방 '주홍글씨'등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미희'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4일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송모(25)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원 부장판사는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사건 경위를 볼 때 이 사건은 n번방과 박사방 등에서 피해자를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범행과는 다르다"며 "주홍글씨의 개설자가 아닌 관리자로서 피의자가 관여한 정도를 고려해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송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씨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아동·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 수백여개를 제작·유포하고 ‘박사방’ 조주빈(24)이 제작한 성 착취물 120여개를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주홍글씨'와 '완장방'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미희'라는 대화명을 쓰며 운영진으로 활동했다. 주홍글씨 대화방은 n번방 관련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해왔으나 무분별한 신상 유포와 피해자 정보 노출로 문제가 제기됐다.

경찰은 송씨가 조주빈의 공범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조사 결과 송씨가 '박사방'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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