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 정치권 등에 자제 주문 / “한·일 관계 파장 때 악재 가능성” / 일각 “시민운동, 정치권 편입 탓”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반일동상진상규명공대위의 소녀상 철거 및 수요집회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맞서 소녀상을 보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 일본통 전직 외교관은 13일 통화에서 “사건이 장기화되면 일본 우익이 이를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교부도 말을 아끼고 있지만, 대개 비슷한 인식을 하고 있다. 아직은 일본 언론에서도 이번 사태를 한국 언론을 인용하는 정도로 다루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져 주목을 끌수록 한·일 관계에서 우리 입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본 특파원들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정부와 시민사회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보편적 인권에 대한 침해로 자리매김시켜 온 점에 비춰서도 이번 사태는 걱정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연내 강제동원 기업 국내 자산 현금화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연말 또다시 한·일 관계에 파장이 있을 경우 이번 사태가 악재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일본 내 합리적 중도 세력을 돌아세워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 양국 사이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해온 일본 시민사회가 이번 사태로 인해 영향을 받기 전 정치권이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왼쪽)와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의 사퇴 등을 요구하는 집회 사이에서 통제중인 경찰이 반사경에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시민사회와 정부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한·일 관계 전문가들도 대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인사는 “지금으로선 당사자들 간 빠른 문제 해결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시민사회의 평화, 인권 운동이 정치권으로 섣부르게 편입되면서 생긴 부작용으로 이번 사안을 바라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일 과거사 갈등을 다뤄 온 여권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