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청남대 전두환 동상 사라지나…충북 5·18단체 동상·산책길 철거 요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18단체 "전두환·노태우 역사 죄인 동상 철거해야"

이시종 충북지사 "검토", 관련부서는 "어렵다"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 전직 대통령 동상 10개 설치

높이 2.5m 전직 대통령길 등 곳곳에 세워져

중앙일보

청남대에 세워진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사진 충북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충북 5·18단체가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충북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13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남대에 설치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과 대통령길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1980년 5월 전두환·노태우 신군부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을 탱크와 총칼로 살육하고 정권을 탈취한 군사반란자”라며 “군사반란자들을 기념하는 전두환·노태우 동상을 철거하고 대통령 길을 폐지하라”고 밝혔다.

충북도는 2003년 청남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면서 역대 대통령 동상을 설치해 왔다. 대통령광장에 이승만부터 노무현까지 전직 대통령 9명의 실물 크기 동상을 세웠다. 2015년엔 2.5m 높이의 대통령 동상 10개를 추가 제작했다. 청남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이름을 딴 탐방로에 이들의 동상을 세웠다. 대통령 길이 없는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 동상은 청와대 모양의 역사교육관 앞에 설치했다.

중앙일보

충북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13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남대에 설치한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과 대통령길 폐지를 요구했다. [사진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광장에 있던 동상 9개는 공원 조성을 이유로 2주 전 철거된 상황이며, 동상 10개가 청남대 곳곳에 서 있다. 대통령길은 전두환 대통령길(1.5㎞), 노태우 대통령길(2㎞), 김영삼 대통령길(1㎞), 김대중 대통령길(2.5㎞), 노무현 대통령길(1㎞), 이명박 대통령길(3.1㎞) 등 6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상과 산책로는 그가 불명예 퇴진하면서 아직 만들지 않은 상태다.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위는 “전두환은 5공비리와 5·18 광주시민 학살의 책임으로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 처벌을 받은 중죄자며, 노태우는 쿠데타의 공범”이라며 “전직 대통령이라도 역사의 죄인을 기념하기 위해 동상을 세우고 대통령 길을 만드는 것은 몰지각한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이시종 충북지사를 만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를 재차 요구했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철거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청남대 관계자는 “청남대는 전직 대통령의 모든 것을 전시하는 대통령 테마 관광지”라며 “전두환·노태우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철거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

실제 청와대 본관 건물을 60% 축소한 형태로 만든 대통령 기념관. 2015년 6월 준공한 이 전시관은 대통령 기록화와 대통령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사진 청남대관리사업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쪽의 청와대’란 뜻의 청남대는 1983년 건설됐다. 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호수 경치를 보고 감탄해 “이런 곳에 별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여름 휴가 등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상징인 청남대를 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면서 2003년 4월 18일 청남대 소유권을 충북도에 이양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