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만6000명 감소했다. 이는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앞서 지난 3월 취업자 수가 19만5000명 줄어들면서 2010년 1월(-1만명) 이후 10년2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기업이 채용을 하지 않거나 일정을 조정하는 등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쉬었음’ 인구도 전년 동월 대비 43만7000명 늘었다. 여기에 가사활동(22만4000명) 인구도 대폭 늘면서 비경제활동 인구가 전년 동월 대비 83만1000명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한 2000년 6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쉬었음’을 비롯해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것은 실제 통계상 실업률보다 고용시장이 더 얼어붙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취업자 수가 급감했지만, 이달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감소한 4.2%를 나타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기업에서 채용이나 면접을 연기하고, 휴업·감원 등으로 구직활동이 어려워졌던 부분들이 반영돼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고용통계에서는 3월에 이어 지위가 불안정한 근로자부터 코로나 영향이 나타난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8만7000명 감소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0년 1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일용근로자 수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만5000명이 줄면서 2016년 5월(-27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만5000명이 줄어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대면 접촉이 많은 곳에 종사하는 계층이 20대에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대(-17만2000명), 40대(-19만명), 50대(-14만3000명)에서도 모두 취업자 수가 감소했고, 60대 이상에서만 취업자 수가 27만4000명 늘었다. 은 국장은 “보건·복지, 건설업, 농림어업 등에서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60대 취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한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정부의 ‘노인 일자리 정책’ 등에 힘입어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가 50만명대를 기록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60대 이상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21만2000명 줄었고, 교육서비스업(-13만명), 도매 및 소매업(-12만3000명) 등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산업분류가 개편된 2014년 이후 최대다. 코로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4월 3만4000명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달(7만1000명)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한 수치다. 제조업 취업자 수도 4만4000명 줄었다. 2018년 4월부터 21개월간 감소세였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1월 8000명 증가로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3월(-2만3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은 국장은 “제조업에서도 취업자 감소 폭이 느는 등 전 산업에서 코로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1.4%포인트 하락한 65.1%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5월(-1.4%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체감 실업률을 의미하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9%로 전년 동월 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1.4%포인트 오른 26.6%를 나타냈다. 고용보조지표3과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 모두 관련 통계가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4월 기준 최대치다.
[안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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