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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경찰, 아파트 경비원에 '갑질 폭행' 주민 출국금지…조만간 소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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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원이 '억울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11일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경비원을 추모하는 뜻을 담은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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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경찰이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강북구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한 주민의 폭언과 폭행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주민을 이번주 내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전날 해당 주민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내렸다.


이 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A씨는 지난달 21일 주차 문제로 50대 주민과 다툰 뒤 이 주민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해오다가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께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숨지기 전인 지난달 말 상해와 폭행, 협박 등 혐의로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당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한 차량을 밀어서 옮기는 과정에서 차주인인 해당 주민과 시비가 붙어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우선 해당 주민을 상해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은 "폭행 사실은 없으며 주민들이 허위,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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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원이 '억울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11일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분향소를 차리고 추모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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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과 관련해 해당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A씨를 추모하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A씨가 생전 근무하던 경비 초소에는 전날부터 분향소가 마련됐다. 분향소에는 국화꽃 한 다발과 막걸리, 향초 등이 마련됐다. 주민들은 분향소를 찾아 국화꽃과 과일 등을 남기며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진보정당 등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에서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을 '사회적 타살'로 규정했다.


추모모임은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의 경비 노동자가 입주민갑질에 스스로 분신해 목숨을 끊은 지 6년이 지났다"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막말과 갑질, 폭력 끝에 경비원이 또다시 숨졌다. 강남과 강북에서 6년의 시차를 두고 벌어진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3만8000여명이 동의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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