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아파트 가진 50대 자영업자, 보유세 부담 줄이려면

아내와 함께 공구점을 운영해온 윤 씨(56).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많이 줄어 사업을 접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노후를 위해 효율적으로 부동산을 정리하고 자산을 재정비해보려 한다. [사진 pxhere]

Q 서울 송파구에 사는 윤모(56)씨.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공구점을 운영해 왔다. 공구제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수년 전부터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대폭 줄어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나마 오래전 사두었던 부동산이 많이 올라 노후 준비 부담이 덜하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보유세가 많이 늘어날 것 같아서 걱정이다. 보유세 부담이 크다면 이참에 부동산을 파는 것도 고민 중이다. 효율적으로 부동산을 정리하고 자산을 재정비하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A 윤씨는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매우 높다. 그동안 아파트가 꾸준히 올라 전체 자산이 크게 늘어났지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금융자산이 많지 않아 소득이 단절될 경우 기존 생활비에 불어난 보유세 등이 재정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배우자나 자녀에 대한 증여로 보유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보유세 연간 1800만원=윤씨가 거주하고 있는 송파구 아파트와 용인시 아파트 2채의 시세 합계는 25억원 수준이다. 송파구 아파트는 2억2000만원에 매입했지만 현시세는 19억원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보유 중인 송파구와 용인시 아파트의 공시지가를 현 시세의 70% 정도로 예상하면 부담해야 하는 재산세와 종부세는 연간 약 1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소득으로는 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빚을 내야할 판이다. 종부세가 많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 2채가 윤씨 한사람 명의로 되어 있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줄이기 위해 우선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방안이 있다. 배우자 증여 시 10년간 6억원까지는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공시지가의 4%만 취득세를 부담하면 명의를 이전할 수 있다. 배우자에게 용인시 아파트를 증여하는 경우 연간 발생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액의 합계액은 약 900만원으로 증여하기 전보다 약 900만원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 중과세가 시행되고 공시가격도 매년 올라간다면 절세 효과는 매년 증가하게 된다. 만약 배우자에게 10년 내에 증여한 가액이 있어 배우자 증여가 부담스럽다면 자녀에게 증여해도 종합부동산세는 똑같이 줄어든다. 다만 자녀에게 증여 시 공제 한도가 10년에 5000만원이므로 증여세가 부담될 수 있다.

◆증여세 부담되면 빚 얹어 ‘부담부증여’를=자녀 증여에 따른 세부담이 걱정된다면 ‘부담부증여’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부동산 등의 재산을 증여할 때 전세보증금이나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채무를 같이 증여하는 것을 말한다. 전체 자산가액에서 채무가액을 제외한 만큼이 증여가액이 되므로 증여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증여자인 윤씨는 채무가액만큼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6월 말까지는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은 양도소득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배제되기 때문에 아파트 부담부증여는 올해 6월 이전에 하는 것이 좋다. 부담부증여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세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채무가액 비율에 따라 세금이 달리 나오기 때문에 부담부증여 전에 미리 세부담액을 계산한 뒤 가장 유리한 채무 가액 비율로 증여액을 정하는 것이 좋다.

현재 윤씨가 거주하고 있는 송파구 아파트는 양도차익이 큰 고가 주택으로 분류된다. 1세대 1주택 고가주택은 비과세혜택에 함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80%까지 받기 위해서는 보유 10년 이상, 실거주 10년 이상의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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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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