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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난 안 잡힌다” n번방 원조 갓갓, 잡고보니 24세 남자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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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수능 준비” 말한 뒤 잠적

1월 박사방 등장, 조주빈과 대화

“난 문화상품권만 받아 추적 안돼”

경찰, 구속 뒤 신상공개 여부 결정

중앙일보

‘갓갓’은 지난 1월 ‘박사방’에 등장해 붙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사진 JTBC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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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의 원조 격인 ‘n번방’ 운영자 ‘갓갓’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1일 남자 대학생 문모(24)씨로부터 “내가 갓갓”이라는 자백을 받아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아동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지난해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성 착취 영상물 제작·판매 사건을 수사해오다 7월부터 ‘갓갓’의 존재를 파악하고 추적했다. 10개월만인 지난 9일 경기도 안성에 사는 문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밝히기 어렵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추가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갓갓’은 텔레그램에서 가장 먼저 미성년자 등 여성 피해자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인물로 지목된다. 1번부터 8번까지 번호를 매기면서 성착취 영상 등을 거래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했고, 이로 인해 n번방이라는 속칭이 붙었다. 지난 3월 검거된 조주빈(25)씨는 이 n번방을 모방해 ‘박사방’을 만든 뒤 운영했다. ‘갓갓’은 지난해 9월 “수능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며 n번방을 떠난 뒤 한동안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는 대학생인 그가 수능 시험 준비생인 것처럼 꾸며 경찰 추적에 혼선을 주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갓갓은 잠적 중이던 지난 1월 돌연 박사방에 나타나 조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검거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나는 문상(문화상품권)만 받아서 추적해도 나오지 않는다. 핸드폰을 버리면 증거가 없어서 자수해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은 조씨를 비롯해 유사 n번방 운영자들을 속속 붙잡았지만 ‘원조’인 ‘갓갓’의 신병은 좀처럼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최고 베테랑 사이버수사관들을 ‘갓갓’ 수사 전담청인 경북경찰청에 투입해 검거를 돕도록 했다. 사이버수사대, 지능범죄수사대, 광역수사대, 여청수사팀 등도 대거 ‘갓갓’ 검거에 투입됐다.

경찰이 검거가 임박했음을 암시한 것은 지난주 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4일 “(갓갓을 검거하기 위한) 상당한 단서를 확보했다”며 “이 단서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입증하기 위한 증거 자료를 선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성착취물 유통 뿐만 아니라 제작에까지 관여한 ‘n번방’ ‘프로젝트 N방’ ‘박사방’ 등 3대 텔레그램 대화방 관련자들을 뒤쫓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이미 조씨와 프로젝트 N방 운영자 배모군(닉네임 로리대장태범)은 구속했다.

‘갓갓’의 신상 정보도 공개될지 주목된다. 경찰은 ‘갓갓’이 구속되면 이번 주 중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김정석 기자,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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