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대응하라는 사람도 있지만 소극적으로 담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할머니가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윤미향 당선자에 대해 위안부 관련 기부금과 수요집회 성금 사용의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윤 당선자는 국회의원을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자는 8일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졌다"며 "(수요집회 관련) 모금 목적에 맞게 사업을 집행하고 있다"고 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더불어시민당 윤미향(가운데) 당선자/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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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관련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인 윤 당선자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정의연의 활동과 회계 등은 정말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사받고 보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렇게 해명했다. 윤 당선자는 "모금 목적에 맞게 사업도 집행하고 있다"라며 "1992년부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을 할머니들 지장이 찍힌 채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외무장관이 발표했던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며 "10억 엔이 들어오는 걸 피해자들은 몰랐고 그 대표(윤미향)만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할머니는 또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부당함을 규탄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대해서 "앞으로 저는 데모(수요집회)를 마치겠다"며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이에 대해 "오늘(7일) 오전에 이용수 할머니와 통화를 하며,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음을 알았다"라며 "이용수 할머니는 그 당시 사무실로 와서 저와 변호사 등과 함께 TV로 한일합의 발표를 봤고 끝나자마자 같이 기자회견을 했다"고 했다. 이어 "할머니가 그런데 '(그게) 아니다'라고 하셔서 더는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 피해자들과 함께 한 그동안의 제 경험에는 그럴 때는 그 상태에서 멈출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피해자와 함께 하는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며 "제게 대응을 하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렇게 소극적으로 제 생각과 마음을 담아낸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수요집회에 대해선 "세대와 성별·민족을 초월해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인권교육의 체험 현장"이라며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다.
윤 당선자를 공천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나와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할머니의 주변에 계신 분에 의해 조금 기억이 왜곡된 것 같다"며 "지적하신 단체 관련해서도 영수증 등 모든 게 있기 때문에 저희가 단체 입장을 지켜본 뒤 공식적인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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