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자금조달 차질 가능성
현산, 업황부담 고민 깊어
산은, 추가자금지원 ‘당근’
지난해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하고 있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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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갈수록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돼가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인 미래에셋대우의 상황이 곤란해지면서 상황이 더 꼬이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이 발을 빼면 HDC현산의 인수 포기 가능성이 커진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추가 지원 가능성까지 제시하며 현산 측을 압박하고 있다.
8일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래에셋의 아시아나 인수 포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이 미국 내 15개 고급 호텔과 리조트를 58억달러(약 7조원)에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던 것을 최근 계약 해지한 것이 아시아나 인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이 호텔 인수계약을 포기한 것은 표면상으로는 매각자산의 명의와 관련해 계약과 다른 내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호텔업의 업황이 심각하게 나빠지면서 인수대금 조달을 위한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진 것이 결정적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미래에셋이 호텔업과 항공업 인수를 동시에 추진한 것은 두 업종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던 것인 만큼, 호텔업 인수 포기는 아시아나 인수 포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HDC현산의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현산은 지난달 29일 정정 공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구주 취득일을 ‘거래 종결 선행조건이 충족되거나 당사자들이 별도로 합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무기한 연기했다. 현산 측은 표면상으로는 러시아에서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배후에는 아시아나의 재무 사정과 인수 가격 등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크게 악화된 데다 해외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어 자칫 발을 잘못 들였다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산이 인수 포기 결정을 하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를 전제로 지난달 아시아나에 1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지원했던 1조1000억원의 만기도 연장해줬다. 아시아나보다 덩치가 훨씬 큰 대한항공에 지원해주기로 한 금액(1조2000억원)보다 배나 많다. 특히 대한항공과 두산중공업에는 자구안을 요구하면서도 아시아나 측에는 그러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는 현재 오너가 금호에서 현산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 자구안을 요구할 주체가 불명확한 상태”라며 “현산이 아시아나를 인수해 정상화할 것이라는 인수계약 자체가 자구안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전제로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추가 지원을 논의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구주나 신주 인수 가격은 정식 입찰과 실사 과정을 거쳐서 결정돼 번복이 어렵지만 다른 부대조건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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