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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이용수 할머니 “수요집회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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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낸 성금 어디 썼는지 몰라

난 윤미향 당선인 지지한 적 없어”

정의기억연대 “성금 투명하게 써”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의 모델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이사장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위안부 관련 사회운동을 해 온 대표적 인물로,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될 때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그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이 캔 스피크’다.

이 할머니는 7일 대구시 남구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와 윤 전 이사장을 비판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일본군에게 끌려갔던 기억을 풀며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매주 열리는 수요집회에 대해 “없애야 한다. 성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그 부당함을 규탄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열리는 ‘수요집회’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공부도 못 하고 나와 있는 건 절대 안 된다. 저는 수요 데모(집회) 마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1992년 6월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꼭 수요일마다 데모(집회)에 갔다. (집회에 가면) 초등생, 중학생들이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모아 우리에게 줬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걸 다 어디다 썼나. 식사하는 데 썼나? 아니다. 얼마 동안은 그렇게 썼지만 주관 단체에서 썼다. 이걸 할머니들한테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친하게 지내며 대화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다. 자신이 30년 가까이 위안부 관련 단체에 이용만 당했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이 할머니 “수요집회 증오만 가르쳐, 한·일 젊은이 친해져야 문제 해결”

그는 “정대협에도 3년 있었는데 벽시계 하나 사달라 해도 안 사줬다”며 “정대협 박물관을 짓는다고 하면서 내가 대표가 됐는데 대표 대접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윤 전 이사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2015년 한일협정 당시에도 10억 엔이 일본에서 들어오는데 (윤미향) 대표만 알고 있었다. 외교부도 잘못이 있다. 피해자들이 그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그들만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는 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 윤씨는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버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윤 전 이사장은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말씀하신 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열망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사실 이제 피해자가 수요집회에 나올 시기는 지났다고 저도 생각한다”며 “할머니 말씀은 이제 나는 못하겠으니 너희들이 알아서 해결해 달라는 요구로 해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가 (이 할머니에게) 전화해 처음 말씀드리니 너무 기뻐하셨고, 제가 국회의원 되면 남북교류도 빨리 하고 평양에 가서 행사도 많이 하자고 했다”며 “제가 늙어 죽을 때까지 이 문제 해결하는 현장에 있을 수도 있지만 제가 국회에 온 게 현장만 달라진 거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본인이 윤 당선인을 지지하고 덕담을 나눴다는 얘기에 대해 “모두 지어낸 말”이라고 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평소 성금을 전달받으면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올리고 피해자 지원뿐 아니라 쉼터 제공, 박물관, 책자 발간 등에 다 후원금이 쓰였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정진우·권혜림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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