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 무드, 곳곳 웃음꽃…이해찬 "자리 없어, 어디서 의총하나"
'3수 없다' 배수진 치고 당선된 김태년 "통합 리더십으로 당 모으겠다"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 당선된 김태년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홍규빈 기자 = 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결과 뿐 아니라 행사 장소도 이례적이었다.
지역구만 163석 '슈퍼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통상 의원총회에 준하는 행사는 국회의사당에서 열리지만 늘어난 의원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해찬 대표는 인사말에서 "의총을 본청 건물에서 할 수가 없어서 부득이 의원회관 대강당을 쓰게 됐다는 사실이 정말 감회가 새롭다"며 감개무량한 소회를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시민당과 합당하지 않았는데도 자리가 없는데, 합당하면 어디에 가서 의총을 할지 원내대표단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다만 장내 곳곳에서 당선인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웃음꽃이 피어나는 등 뒤늦게나마 한자리에서 총선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가 82표로 이례적 과반을 확보, 1차에서 승리를 확정지었을 때에는 예상 밖의 결과에 좌중이 잠시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잠시의 정적 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1년 전 원내대표 선거에서 낙선한 후 절치부심한 끝에 재수에 성공한 김 원내대표는 당선 소식을 듣고서도 177석의 '슈퍼 여당'을 이끌게 된 무게감을 느낀 듯 시종 엄중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해찬 대표를 향해 "그동안 고생 많았다. 우리 당을 위한 이 대표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며 "안정과 통합의 민주당을 지도부와 함께 만들겠다"고 인사하는 대목에서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고개숙여 인사하는 민주당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 |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는 김태년·전해철·정성호 의원(기호순) 등 후보 3명이 저마다 차기 원내대표 적임자임을 설파했다.
그는 "의리로 동료 의원들의 민원을 돕기 위해 뛰어다녔다.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지사를 도왔다가 지금까지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전해철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민정비서관·민정수석으로 일했던 때를 돌이키며 "집권 후반기 청와대와 여당의 균열이 노골적으로 표출됐다"며 "레임덕과 대통령의 정치적 좌절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성원해주시고 도와주신다면, 더 낮은 자세로 소통하고 섬김의 리더십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당선소감 밝히는 김태년 |
작년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 원내대표는 마지막 순서로 마이크를 잡고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저에게 더 이상 원내대표 선거는 없다"며 '배수진'을 쳐 당선인들의 마음을 울렸다.
김 원내대표는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당정청 내부토론은 더 치열하게, 도출된 결론은 더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당정청이 원팀이 돼,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후보들을 향해 "21대 국회 첫 1년은 무조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국회다. 그러려면 선후, 경중, 완급을 잘 가려야 한다"며 "선당후사, 선공후사하는 마음으로 국민 다수의 뜻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참고 견디다가 사리가 몇바가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지난 국회 원내대표단이 그만큼 어려웠다"며 "감사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국난을 극복하고 세계 중심 국가로 비상하느냐 마느냐가 신임 원내대표의 어깨에 달렸다"며 "조급해서는 안되지만, 망설이거나 주저해서는 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없이 겸손해져 국민을 안심시키는 듬직하고 유능한 집권 여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꽃다발 받는 이인영 원내대표 |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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