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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현재까지 공범급으로 총 20명이 입건됐다고 6일 밝혔다. 이중 조주빈(25)을 포함한 8명은 이미 구속돼 재판을 받거나 받을 예정이다. 이날 오후에는 20대 공범 2명이 추가로 구속됐다.
현재까지 구속된 10명의 나이는 평균 23.8세에 불과했다. 가장 어린 건 ‘태평양’ 이모(16)군이다. 이군은 최대 1만명의 회원이 가입된 ‘태평양 원정대’라는 별도의 대화방을 운영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유포해 ‘조주빈 후계자’로 불렸다고 한다. 박사방 핵심 운영자로 지목된 ‘부따’ 강훈(19)과 ‘이기야’ 이원호(19) 일병 역시 10대다. 강군은 조씨와 공모해 아동‧청소년 7명을 포함한 피해자 18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 배포하는 등 11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군 역시 박사방에서 성착취물을 제작, 수백 차례 유포한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는다. 그는 지난달 초 군사경찰에 긴급 체포되기 직전까지도 거의 매일 텔레그램에서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나이가 많은 건 조씨의 공범으로 지목돼 파면된 전직 공무원 천모(29)씨와 조씨의 사기를 도운 혐의를 받는 김모(29)씨다. 천씨는 미성년자 등과의 성관계를 촬영하고 피해자들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협박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지난달 24일 열린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김씨는 조씨의 지시를 받고 손석희 JTBC 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 등을 만난 뒤 뜯어낸 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6일 구속됐다.
이밖에 구속된 조씨의 공범들은 모두 20대다. 피해 여성들의 신상정보를 빼내 조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는 전직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와 최모(26)씨, 조씨의 지시로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를 받는 한모(27)씨는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와 함께 전날 구속된 이모(24)씨까지 구속된 조씨와 공범들은 모두 10~20대 남성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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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등 SNS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 가담자로 범위를 넓혀도 비슷하다. 지난달 16일 기준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 단속으로 검거한 309명 중 20대가 130명(42%)으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94명(30.4%)으로 뒤를 이었다. 검거된 3명 중 2명 이상은 10~20대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어린 나잇대의 남성이 디지털 성범죄의 가해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다층적인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의 10~20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온라인 세계를 접한 세대”라며 “이들은 익명성에 기대 일상보다 폭력성이 강화된 여성 혐오 등 온라인 문화에 익숙한 세대”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여기에 디지털 성범죄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돈벌이 수단이라는 점도 중요하다”며 “이미지 합성 등 늘 하던 놀이를 돈을 벌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 없이 범죄에 마비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 방에 들어간 순간 경찰에 신고해야 했다”며 “남성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왜곡된 성문화와 이것이 성범죄로 나타나도 가벼운 처벌을 했던 기존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려서 생긴 불행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한 가정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통렬히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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