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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저유가에 희망봉 돌아가던 해운업계... 유가 상승에 또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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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세계 해운업계가 국제 유가 회복세에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운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면 운임료 하락·운항비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0.5% 뛴 배럴당 24.56달러에 장을 마쳤다. 6월물 WTI가 배럴당 2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로 2주 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0달러를 웃돌았다.

조선비즈

MSC의 1만TEU급 컨테이너선 MSC ‘NITYA B’호 /조선DB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低)유가를 버팀목 삼았던 해운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탱커선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석유감산에 실패하고 산유량을 늘리면서 수요 폭등을 누렸다. 당시 원유를 보관하기 위해 초대형유조선(VLCC) 등이 동원되면서 탱커 운임료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월 평균 중동-중국기준 탱커운임지수(WS)는 43.7이었으나, 유가가 큰 폭으로 내렸던 지난달 16일에는 223.58까지 치솟았다. 5월 들어 유가가 상승하자 WS는 100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 5일에는 59.75까지 내려앉았다.

저유가에 노선까지 변경했던 컨테이너선사들도 유가에 주목하고 있다.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와 ‘2M’, 프랑스 선사 ‘CMA CGM’, 대만선사 ‘에버그린’ 등은 수에즈 운하를 건너는 대신 아프리카 남단인 희망봉 노선을 택했다. 저유가로 연료사용비가 줄면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드는 통행료(편도 100만달러)보다 희망봉 노선이 더욱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인 HMM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의 돌아오는 항로로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노선을 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저유가라면 디얼라이언스 차원에서 수에즈운하 대신 희망봉 노선을 택할 것"이라며 "유가 급등락이 심해 어떤 것을 택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말까지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 감소가 지속될 경우 해운사들의 생존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3월 컨테이너 선사는 코로나 여파로 물동량이 줄자 아시아~북미 노선을 16.7% 감축했고, 아시아~유럽 노선도 11.2% 줄였다.

롤프 하벤-얀센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 CEO는 "올해 말까지 물동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글로벌 물동량의 75%를 운반하는 주요 10개 해운사 중에서도 생존하지 못하는 곳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팍로이드는 코로나에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발주를 전면 중단하기까지한 상황이다.

탱커 선사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탱커 운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해운사 입장에서는 저운임으로 어려운 가운데, 비용 부담도 재차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긴 호흡으로 보면 올해 탱커 톤마일(수송거리)은 감소하고, 내년에도 탱커 수요 급감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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