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유의동, 김종인비대위 찬성
오늘 출마선언 예정인 주호영과
조해진·김기현, 당선자 의견 중시
최악 성적 수도권 의원 중용론과
슈퍼여당 맞설 리더십 요구도 나와
중진 당선자들 모여 당 수습책 논의
미래통합당 4선 이상 당선 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회동하고 있다. 왼쪽앞부터 시계방형으로 이명수 의원, 권영세 당선인, 홍문표 의원, 주호영 의원, 김기현 당선인, 정진석 의원, 조경태 의원, 서병수 당선인, 박진 당선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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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 원내 사령탑 선출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이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도부 공백 상태에서 사실상 당의 ‘원 톱’을 결정하는 선거인 만큼, 출마를 결정하거나 저울질하는 당선자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차기 원내 지도부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부 등 지도체제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원내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문제를 넘어 당권·대권 경쟁 구도에 밑돌을 깐다는 의미가 깊다. 후보자들은 영남권 원내대표-수도권 정책위의장, 충청권 원내대표-영남권 정책위의장 등 가장 매력적인 조합을 꾸리는 데 분주하다. 원내대표 후보 등록은 6일 시작된다.
3일까지 공식 출마 선언을 한 인물은 이명수·김태흠 의원이다. 21대 국회 기준 3선인 김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0년 헌정사에서 우파 정당의 최악의 위기, 그 한가운데 서 있다”며 “관리자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개척할 개척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충남 아산갑)도 “4선 중진으로서 당을 쇄신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지난 1일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두 사람 모두 ‘외부 비대위’가 아닌 ‘자력갱생론’을 주장하는 쪽이다. 티케이(TK·대구경북)를 대표하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5선)도 4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피케이(PK·부산울산경남)에선 김기현(울산 남구을·4선) 조해진(경남 밀양 의령 함안 창녕·3선) 당선자, 수도권에선 권영세 당선자(서울 용산·4선),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3선) 등이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 중 권 당선자와 유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찬성 입장에 가깝고, 조 당선자와 김 당선자, 주 의원은 ‘당선자 총회에서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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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도도 변수다. 일각에선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의 성적표가 최악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도권 홀대론을 극복하고 중도층을 겨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당 지지율 하락과 탄핵 등을 겪으면서 내리 3번 수도권 지역구를 가진 원내대표(김성태·나경원·심재철)를 배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영남당·친박(근혜)당이란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 수도권 의원을 앞세우고 중도층을 겨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과거와 비교하면 계파별 경쟁 양상은 덜해졌지만, 이번 선거 결과가 이후 당권 쟁탈전까지 연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계파별로 이해관계를 계산하고 있다. 후보군은 권영세·김태흠·이명수 등 친박계와 조해진·유의동·주호영 등 비박계로 나뉘어 있다.
‘인물론’도 만만찮다. 새 원내대표는 총선 참패의 뒷수습과 당의 전열 재정비를 진두지휘하고, 슈퍼여당을 최대한 방어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노련함, 협상력, 합리성, 인화력 등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당 지도부 공백이 계속되자 최근 통합당 의원·당선자들은 선수별로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다. 3일 저녁에도 서병수·김기현·권영세·주호영 등 4·5선 고지에 오른 의원·당선자들이 모여 당 수습책과 진로 등을 논의했다. 5선에 성공한 서병수 당선자(부산 부산진갑)는 모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후보군을 정리하는 모임은 아니었다”며 “새 원내대표가 빠른 시간 안에 의원총회를 소집하는 등 당원들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 체제에 대해 결정하고, 원내대표 선거는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하에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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