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텅빈 국회 미래통합당 대회의실에 ‘국민 뜻 겸허히 받들어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배경지 문구와 당 깃발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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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원내 사령탑 쟁탈전이 시작됐다. 오는 8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 초읽기에 접어들자 3선 이상급 당선인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4선의 이명수(아산갑) 의원과 3선의 김태흠(보령-서천) 의원은 3일 출마를 선언했다.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춘추전국시대라는 평가다.
스타트는 이명수 의원이 끊었다. 18대 국회부터 충남 아산에서만 내리 4선을 한 이 의원은 비박계로 분류된다. 20대 국회에서 유기준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원회 의장에 도전했지만, 당시 정진석(원내대표)-김광림(정책위의장) 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 의원은 이날 “당에 급한 대로 분홍빛을 칠했지만, 국민은 우리 당을 흑백화면이 나오는 브라운관 TV로 바라봤다”며 “위기의 당 쇄신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선 “전국위가 흐지부지된 상황이라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게 맞다”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명수 미래통합당 의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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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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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김태흠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2012년 국회에 입성한 그는 이번 총선에서 나소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8%포인트 차로 꺾고 3선 고지에 올랐다. 재선 의원이던 2017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대표적인 친박계다. 앞서 김종인 비대위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던 그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외부인이 아닌 내부의 인물이 당 재건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당내 다선 의원들에게 견제구도 날렸다. “30∼40대를 수혈하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최다선들이 원내대표에 나선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했다.
이들 외에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당선인이 여럿 있다. 5선 그룹의 서병수ㆍ주호영ㆍ조경태, 4선의 권영세ㆍ김기현ㆍ박진, 3선의 유의동, 장제원, 조해진 당선인 등이다. 무소속 권성동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내비쳤지만, 복당 문제가 걸려 있다. 정진석 의원은 원내대표는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들 중 누가 원내 지휘봉을 쥐느냐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병수ㆍ권영세 당선인은 앞서 김종인 비대위에 손을 들어줬고, 조경태ㆍ김태흠ㆍ조해진 당선인은 ‘반(反)김종인’ 노선을 분명히 했다. 주호영ㆍ장제원 의원은 초반엔 긍정 입장이다가, 상임 전국위 무산 뒤 중립ㆍ반대쪽으로 기운 케이스다. 박진ㆍ유의동 의원은 신중론이다.
4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의원들이 전국위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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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엔 지역구 당선인 84명만 참여한다. 보수 1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100명도 안 되는 당선인들의 투표로 치러지는 건 초유의 일이다. 총선 부진에다가,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 당선인(19명)들이 빠지면서다. 한 3선 의원은 “표 자체가 많지 않다. 5표 내외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56명에 달하는 영남 당선인들과 40명인 초선 당선인들이 어떤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날 통합당의 4선 이상 중진 당선인들은 여의도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대부분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당 수습이나, 김종인 비대위, 원내대표 선거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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