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드리는 순복음교회 신도들 |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장우리 기자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논의하는 3일 서울 시내 대형 교회·사찰·성당에서는 긴장 속에 종교 행사가 이어졌다.
종교시설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참석한 신자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좌석 간격을 띄우는 등 방역에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오전 7시께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이날 첫 예배에 참석하려는 신도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마스크를 쓴 신도들은 '최소 1m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간격을 유지하며 줄을 섰고, 입구에서 '성도등록증'을 보여준 후에야 교회 대성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최대 1만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은 지난주부터 사전 신청자 1천200명만을 입장하도록 해 좌석 간 간격을 확보했다. 교회 관계자는 "현장 예배에 참석한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며 "예배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함께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성당에서도 '최소 1m 거리두기' |
지난주부터 주일 미사를 재개한 중구 명동성당 역시 미사 횟수와 참여 가능 인원을 줄이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명동성당은 대성당 옆 만남의 광장에서 참석자의 체온을 재고 이름과 세례명, 연락처, 소속 본당을 확인한 후 비표를 나눠줬다. 참석자들은 대성당 안 긴 의자에 50㎝ 간격으로 붙은 번호표에 따라 착석했고, 비신도의 출입은 제한됐다.
일산에서 가족과 함께 명동성당을 찾았다는 장모(47)씨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오전 8시 미사에 참석했다"며 "성당 안에서 간격도 유지되고, 방역지침이 잘 준수되는 듯해 크게 (감염) 걱정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로구 조계사에도 오전 법회를 앞두고 많은 신도가 모였다.
대웅전 앞에는 '기도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신도 간 간격을 유지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신도들은 입구에서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한 뒤 손 소독제를 뿌리고 입장했다.
일부 신도들은 대웅전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 불상을 바라보며 기도하기도 했다.
집이 근처라 조계사를 자주 찾는다는 박영수(71)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웅전에 들어가기는 꺼려져 밖에서 기도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 사태가 가라앉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 미사•자동차극장 예배 (CG) |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2월 말부터 온라인 예배를 진행해온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는 이날부터 온라인 예배와 함께 현장 예배를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주일 예배에는 사전예약을 신청한 신도들이 체온측정 등 절차를 밟아 예배당에 입장했다. 평상시 예배당은 최대 2천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신도 간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 340명만 들였다.
이날 예배당에 나온 신도들은 마스크를 쓴 채 긴 의자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 목사의 설교를 듣는 모습이었다.
교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운영 중단' 권고에서 '운영 자제' 권고로 권고 수준이 하향된 점 등을 고려해 이번 주일예배부터 현장예배를 온라인 예배와 병행하고 있다"며 "예배를 마칠 때마다 방역작업을 벌이고, 신도 간 간격 유지 등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집회금지명령을 4주간 어기고 예배를 강행해 서울시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도 일요일 예배가 진행됐다. 이 교회 담임 전광훈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20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간격 유지를 위해 예배당 안에는 일부 신도만이 마스크를 쓰고 입장했다. 교회에 들어가지 못한 신도들은 바깥 골목에 의자를 놓고 화면을 통해 생중계되는 설교를 들었다.
설교자로 나온 김동환 목사는 "모든 신도가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예배에 참석한다"며 "설교 또한 신도들에게 비말이 날아가지 않는 거리에서 진행하는 등 법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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