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방역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호영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쯤 되면 이낙연 독주입니다. 얼마 전 나온 리얼미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전 총리는 40.2%를 차지했습니다. 범보수 야권 주자 6명을 모두 합친 28.4%보다도 12%포인트나 높죠. 게다가 7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태년 의원이 이 전 총리를 "가장 영향력 있는 (당내 경선) 유권자"라고 표현했을 만큼 향후 민주당의 정치 일정에서 최대 변수가 됐습니다.
되짚어 보면 이런 독주의 배경에는 '이낙연 대망론'이 있었고, 이번 21대 총선에서 호남표가 뭉치는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호남이 지역구 28석 가운데 27석을 민주당(제외된 1석은 무소속)에 몰아줬으니 말이죠. 민생당 의원 일부가 당도 다른 이 전 총리와의 친분을 앞세워 호남 유권자에게 호소하기까지 했을 정도였습니다.
수도권 호남표도 뭉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총선에서 이 전 총리가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수치로 따져보겠습니다. 비례정당 득표입니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광주와 전남·전북에서 얻은 득표율은 각각 61%, 60.3%, 56%입니다. 열린민주당까지 합친 여권 득표율은 각각 69.2%, 67.3%, 65%로 높아지죠. 4년 전인 20대 총선 때 민주당이 호남 3곳에서 30% 전후의 득표에 그친 것과는 딴판입니다.
이런 변화는 수도권에서도 보입니다. 서울·경기·인천에서 여권 두 정당의 비례정당 득표는 40% 전후로, 민주당이 25%를 겨우 넘긴 4년 전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반면 충청과 영남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현재 여권의 정당 득표와 4년 전 민주당의 정당 득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충청에선 30% 전후이고, 영남에선 20%를 왔다 갔다 한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니 이낙연 대망론을 염두에 둔 호남 유권자들이 뭉쳤고, 이는 수도권 호남 출신 표의 결집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호남(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총리의 총선 등판이 민주당에는 결정적 승부수였던 겁니다. 즉 지난 총선은 이낙연 선거였습니다.
호남 기대, 安에서 李로 이동했나
그럼 이 전 총리는 어디에서 표를 끌어왔을까요. 바로 안철수입니다. 4년 전엔 안철수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의 대활약이 있었습니다. 광주만 해도 국민의당 정당 득표가 53.3%였습니다. 안철수 대망론, 녹색바람이 불면서 신생 정당에 절반 넘게 표를 몰아준 겁니다. 전남·전북에서는 40%를 넘었고, 수도권에서도 30%에 육박하는 득표를 기록합니다.
민주당을 떠난 안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은 당시엔 민주당 표를 크게 잠식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총선에서는 4년 전 안철수의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표가 흩어졌고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낙연 지지표로 바뀌어 여권으로 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전국적으로 한 자릿수 득표를 기록했는데 특히 호남에서는 전국 평균에도 못 미쳤습니다.
안 대표에게 걸었던 호남의 기대가 이 전 총리에게 간 것일까요. 이 지점에서도 지난 총선이 이낙연 선거라는 게 나타납니다.
호남 출신 호남 지지 이번엔?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안철수와 이낙연 간 차이점입니다. 4년 전 안철수는 영남(부산) 출신으로 호남 지지를 받았던 대선주자였고, 이낙연은 호남 출신으로 호남 지지를 받고 있는 대선주자입니다.
그동안 진보진영 내 통념 중 하나는 영남 출신·호남 지지 주자여야만 대권으로 갈 수 있다는 겁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 사례였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호남 출신·호남 지지로 당선됐지만, DJP연합으로 충청에서 지지를 얻었고, 제3후보의 등장으로 보수표가 분열됐다는 점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복합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전 총리의 대권 가도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또 변수는 무엇일까요. '데이터는 알고있다' 다음 편에서 그 내용을 다뤄보겠습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지난 20~24일 255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9%포인트입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