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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이(李) 손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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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놓고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탈북자,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과 국정원에 오랫동안 근무해온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간접적으로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조익신 반장이 짚어봤습니다.

[기자]

< 팩트인 듯 팩트 아닌 태영호의 '썰' >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면 호랑이도 만든다.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곧이듣게 된다는 뜻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딱 이렇습니다. 처음엔 사망설이 돌더니 식물인간 상태다, 중태에 빠졌다. 각종 추측성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인포데믹' 그러니까 '거짓 정보 유행병'이라고까지 비판하며 선을 그었지만, 한 번 만들어진 호랑이의 기운을 누르기엔 역부족인 듯합니다.

[김연철/통일부 장관 (어제) :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특이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종 설의 중심에서 이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입니다.

[태영호/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 당선인 (어제) : 4월 15일, 금수산 기념궁전에 못 나왔다는 그 자체는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진 한 장도 남길 수 없는 그런 상황인 걸로 판단된다…]

태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일했습니다.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근거입니다.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자, 태 당선인이 내놓은 첫 반응은 이랬습니다. "제가 당선된 것과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를 하지 못한 것이 우연한 일치일까"라면서 "김정은이 마음이 아파서 그런지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제(28일) 이야기와 종합을 해보면 태 당선인 때문에 마음이 아파, 김정은이 스스로 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뭐 이런 건가요? 태 당선인을 향해 '나르시스트', 자기 과시욕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영국에서 공사를 했는데 대사 밑에 공사지만, 그게 무슨 권력의 측근도 아니고, 10년씩이나 그 영국에 있으면서 가끔 김정은을 만난 적도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김정은이 취임한 것이 2011년 11월 17일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고 바로 물려받았는데, 그래서 한 10년, 10년도 안 됐네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 되기 전에 영국으로 나간 사람이에요. 잘 모를 겁니다.]

여기에 국가정보원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가세했습니다. 상황을 판단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정보의 출처'라면서, 태 당선인이 무슨 정보가 있느냐며 정보가 있다면 스파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국정원이나 군, 경찰보다 더 뛰어난 정보력을 가지고 있냐는 겁니다. 태 당선인 입장에선 조금 억울했나 봅니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것뿐이라는 겁니다.

[태영호/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 당선인 (어제) : 정부로서도 주장과 견해를 다 들어보고, 주변국들과 소통을 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현실에 가까운 팩트에 의거한 이런 정책을 수립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기 생각을 말하고 토론하는 건 당연합니다. 문제는 태 당선인은 자연인이 아닌 예비 국회의원 신분이란 점입니다. 말의 무게가 다릅니다. 더욱이 태 당선인의 견해가 '현실에 가까운 팩트'일 순 있어도, 출처가 명확한 팩트는 아니라는 겁니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도 비판이 도를 넘은 측면이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마라, 태 당선인의 과거에 대해 아는 것보다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태 당선인은 정보기관의 검증을 거쳐 대한민국 국민이 됐습니다. 이제 와서 다시 사상 검증이라도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닐 거라 믿습니다. 또 한 마리의 호랑이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 차기 원내대표, 李 손안에 있소이다? >

180석의 공룡 여당, 21대 국회의 첫 원내사령탑은 누가 될까, 이를 놓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종혁 반장은 계파를 중요 변수로 꼽았습니다.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어제) : 어제 정성호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한데 이어, 예상했던 대로 김태년, 전해철 의원이 오늘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정 의원과 달리 김, 전 의원 이 두 의원 모두 소위 친문계로 꼽히죠. 결국 경선에서는 친문계 지지층의 표심이 어떻게 나뉘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걸로 보이는데…]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후보들은 '만물 계파설'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습니다.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더불어민주당에는 친문·비문의 구별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친문·비문, 이렇게 우리 민주당 안의 의원들을 그렇게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동의를 하지 않습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7일) :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모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른바 '문심(文心)'은 따로 없다는 겁니다. 대신 '이심(李心)'이 주요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벌써 구애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이낙연 전 총리가) 가장 영향력 있는 유권자 아니겠습니까? 저를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은 갖고 있죠.]

이낙연 전 총리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선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 일단 이 전 총리 측은 손사래를 쳤습니다. 어떻게 특정인을 지지하겠느냐는 겁니다. 자칫 줄 세우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듯합니다.

정작 이 전 총리의 관심은 누가 되느냐보다 호남 출신이 되느냐에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호남에서 원내사령탑이 나온다면 같은 호남 출신인 이 전 총리 입장에선 당 대표에 도전하기가 껄끄러워진다는 겁니다. 이 전 총리가 당 대표에 욕심이 있다면 말입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차기 원내대표, 李 손안에 있소이다? >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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