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 12.2조 2차 추경…다음달부터 모든 국민에 지급

◆ 국회 본회의 ◆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이 다음달 전 국민에게 지급될 전망이다. 여야는 29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2조2000억원 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정부도 본격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추경안 관련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추경안과 기부금 특별법 처리에 나섰다. 이견이 있었던 국채 발행 규모와 세출 조정 사업 규모는 예결위 여야 간사 회동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소득하위 70%' 기준 재난지원금 예산을 국비 7조6000억원, 지방비 2조1000억원 등 9조7000억원으로 잡고 7조6000억원 규모 2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4·15 총선 과정에서 여야가 전 국민 지급을 약속한 데다 당정이 고소득층의 자발적 기부를 전제로 전 국민 지급에 합의하면서 필요 재원 4조6000억원이 늘어나게 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3조6000억원은 국채로, 나머지 1조원은 기존 예산을 재조정해 충당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해 적자국채 발행을 줄이고 기존 예산의 세출 조정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여야는 협상 끝에 세출 조정 규모를 1조2000억원으로 늘리고 적자국채는 3조4000억원으로 줄여 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추경 수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청와대가 밝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간표'에 따르면 다음달 4일부터 취약계층(270만가구)에 4인 가구 기준 가구당 100만원을 준다. 1차 대상을 제외한 1900만가구는 5월 11일부터 신청을 받아 13일부터 지급할 예정이다.

국회는 또 이날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절차를 규정한 '기부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특별법'도 마련했다.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유도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입법 조치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서 기부 의사를 밝히거나 신청 접수 이후 기부 의사를 전하는 방식으로 모금된다. 다만 긴급재난지원금을 3개월 이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기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간주한다.

정부는 예산 구조조정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추경에서 세출 구조조정으로 1조2000억원이 늘어나면서 공무원에 대한 교육비를 비롯해 연가보상비, 공무원여비, 외국환평형기금 재원 등이 추가적으로 올해 예산에서 감액되거나 용처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포인트 2차 추경이 마무리됨에 따라 정부는 곧바로 6월 초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약 30조원 규모 3차 추경안 마련에 착수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긴급재난지원금은 비상 처방일 뿐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근본 대책은 아니다"며 "당정은 바로 3차 추경 준비를 시작하고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상에서 재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하도록 치밀하고 과감한 전략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3차 추경에서는 2020년 국세수입 경정분 약 20조원이 포함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통상 9월 초에 다음 연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국세수입 전망치도 함께 내놓는데, 이 전망과 실제 세수 차이가 클 때 전망치를 수정하는 '세입경정'을 진행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대규모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만큼 세입경정이 불가피하다. 지난 22일 발표한 10조1000억원 규모 고용안정대책 재원도 2차 추경에 포함되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3차 추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재정 소요를 모두 반영하면 3차 추경 규모는 3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손일선 기자 / 이지용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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