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USO ETF 6월물 모두 처분키로…유가변동성 커질 수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 만기를 앞두고 지난번과 같이 마이너스로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며 “특히 미국의 최대 원유 ETF인 USO(United States Oil)가 월말까지 6월물을 모두 처분하고 원월물로 구성을 변경하기로 함에 따라 근월물의 등락 폭이 당분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5월물 WTI는 배럴당 -37달러까지 떨어지며 WTI 사상 첫 마이너스 가격을 시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요가 떨어진 데다, 원유를 저장할 공간마저 부족해지면서 일어난 일이다.
여기에 원유 ETF를 통한 원유선물 매도세가 가격을 극한으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원유 ETF엔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적 매수가 지속돼 왔는데 선물 만기일이 되자 근월물을 차근월물로 갈아타야(롤오버)했고, 이 과정에서 대규모 근월물 매도세가 나오면서 가격이 마이너스권으로 추락한 것이다.
이런 걱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 연구원은 “수급 탓에 발생한 현상이라지만 마이너스 유가에 놀란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개연성이 높다”며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원유 재고가 가파른 속도로 쌓이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라고 짚었다.
미국 내 WTI 실물 인도 지점인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의 원유 저장 능력은 약 7600만 배럴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 17일 기준 해당 지역의 원유 재고는 5974만 배럴로, 저장공간 소진율이 약 78.5%에 달한다. 최근 주간 재고 증가율(4주 평균 약 11%)을 감안하면 5월 초 쿠싱지역의 재고 저장공간은 소진될 수 있다는 게 전 연구원의 판단이다.
저유가 기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에 기대 이상으로 원유 소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상반기 내내 쌓인 원유 재고가 어느 정도 소진될 때까지 유가의 상방 압력은 제한적”이라며 “그나마 원유시장에 긍정적인 점은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감산 공조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WTI와 달리 브렌트유의 경우 가격이 마이너스 권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전 연구원은 “만기와 관련된 수급적 이슈는 WTI 선물에만 국한된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브렌트유 선물의 경우, 만기일에 현금 정산이 가능해 마이너스 유가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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